8월 5일 저녁 7시, ‘부시 방한 반대, 촛불탄압 중단’을 주제로 한 부산 촛불문화제가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열렸다. 길거리에는 교통을 방해하는 전경버스, 무장한 전투경찰의 무리들이 넘쳐났다. 특히 1980년대 전두환 독재정권 시절, ‘군사독재타도’를 외치는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두들겨 패고, 끌고 가는 것만을 목적으로 존재했던 ‘백골단’이 투구만 검은 것으로 바꾼 채 2008년 8월 5일 ‘흑골단’으로 다시 부활했다. 그러나 서면거리에는 800여개의 촛불이 꺼지지 않고 타올랐다. 깔끔한 새 방어복, 왼 손에는 공격용 조그마한 방패, 오른 쪽에는 빛나는 검은 투구, 보이지는 않지만 다리에는 튼튼한 보호대, 신발은 운동화. 누구를 위한 위압인가? 스스로 포위하여 아무도 보지 못하는 ‘공공도로로 각종 집회 및 문화제가 허용되지 않습니다’는 경찰서장의 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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