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주성영 의원 사무실 항의 장애인 폭행ㆍ강제연행

녹색세상 2008. 7. 11. 17:04
 

경찰 대 시민 ‘장애인 강제 연행 공방’


대학생과 노조원들이 피켓을 들고 10일 낮 1시 30분 주성영 의원 사무실(대구 동구 신천동) 앞에서 농성을 진행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시민들도 가세했고 장애인들도 농성단 지지 연좌시위에 나섰다. 오후 3시 55분께 경찰의 강제 진압에 의해 일단락됐다. 연행과정에서 항의하던 시민과 연좌시위를 열던 장애인까지 무차별적으로 끌고 가면서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오후 2시경 주성영 의원사무실 당직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박권욱 대구동부경찰서 경비교통과장과 시민들 사이에 설전이 오갔다. 박 과장이 장애인 멱살을 잡으며 “장애인들은 모두 구속시켜 버린다.”고 엄포를 놓았기 때문이다.


박권욱 경비과장: “공무집행을 하는 경찰관 옷을 찢어놓고 여러분들은 지금 불법집회 하지 않습니까. 즉시 해산하십시오.”


시민들: “시민을, 그것도 장애인 멱살을 잡았어요? 안 잡았어요? 구속시킨다 안 그랬어요?”


박권욱 “이거 있다가 이대로 체포할 거다.”


시민들 “구속하십시오.”


박권욱 “즉시 해산하십시오(손목시계를 본다).”


시민들: “아까 아저씨(박권욱)가 장애인 옷 멱살 잡아 댕기는 것 우리가 사진 찍어 놨어요.”


박권욱 “누가 옳은지 한번 따져봅시다. 우리도 찍어놨습니다.”


오후 4시경 본격 진압에 나선 경찰은 장애인마저 강제로 휠체어에서 떼 내며 연행을 시도, 여성장애인도 강제로 연행하자 시민들이 결사적으로 저지했다. 이 과정에서 휠체어가 망가지고 남자 장애인이 바닥에 쓰러져 일어서지 못하는 등 장애인들이 부상을 입고 병원에 후송되기도 했다.


밤 9시 30분경 연행자 9명 모두 풀려나


이날 오후 5시부터 대구동부경찰서 앞에 모인 시민들은 연행된 학생과 시민들의 조속한 석방 및 부상 장애인에 대한 사과를 줄기차게 요구했다. 200여명 가량 모인 시민들은 “단순히 농성만 한, 그것도 파릇파릇한 갓 스물 넘은 애들을 유치장에 넣었다는 자체만으로도 분개를 안 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연행 과정에서 부상당해 구급차로 급히 후송된 장애인이 갈비뼈에 금이 갔다”면서 “장애인을 멱살잡이하고 전경이 장애인을 함부로 대하는데도 수수방관한 박권욱을 파면시켜야 한다”며 책임추궁을 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밤 9시 35분경 농성한 7명과 항의하다 연행된 시민 2명 등 9명 모두 무사히 풀려났다. 연행자들은 “장애인들에게 폭력 진압을 했던 박권욱 씨가 우리들에게 사과를 하고, 병원에 실려 간 2명의 장애인에게 직접 찾아가 사죄하고 진료비 100% 경찰서에서 부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대구동구 방촌동 홈에버 매장에 ‘이랜드자본 규탄’ 집회에 나와 사무실처럼 의자에 의자에 앉아서 상황을 보고 있는 동부경찰서 박권욱 경비과장. 시경찰청 감사담당관실에 항의 전화를 하자 의자를 치웠다.

 



이들은 이어서 “더 일찍 석방될 수 있었지만 사과 없이 내쫓기듯 내보내려는 듯한 분위기를 감지, 끝끝내 사과를 받은 뒤에야 나오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시민은 “고개 숙일 거면서 왜 강제 연행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고 또 다른 시민은 “미안해하면서 병원비까지 준다는 건 서울의 경찰에 비해 그나마 다행으로, 경찰들도 대부분 한 치 건너 아는 한솥밥 먹는 이웃”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남인숙 씨는 “꼭 그렇게 했어야 했나요? 왜 이분들이 그러는지 왜 그래야만 하는지 정녕 모르시는지요? 서장님께서도 조선, 중앙, 동아의 허위 왜곡 보도를 믿고 계신가요? 촛불을 꺼라 하지 마시고 왜 촛불을 켜고 있는지 생각하십시오! 국민은 정부의 책임 있는 미국 쇠고기 재협상을 원합니다. 촛불은 민심입니다. 왜 이 사람들이 그래야 하는지를 살펴보세요. 서장님의 현명한 처사 기대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풀려난 9명을 격려하는 한편, 박권욱 경비교통과장이 병원에 입원한 장애인들을 직접 찾아가 사과할지, 풀려난 9명을 재소환할지 여부를 지켜본 다음 박 과장 책임추궁 수위를 조절해 대응할 방침이다.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