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

“잘못은 대통령이 하고 국민을 방패로 찍나”

녹색세상 2008. 6. 30. 19:40
 

김인국 정의구현사제단 신부 평화방송 인터뷰

“이명박 정부 너무 멀리 나갔다, 빨리 돌아와야”


“이명박 정부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서도 굉장히 중요한 기로에 서있습니다. 당장은 물대포로 촛불을 끄고 최루탄과 경찰버스로 시민들의 결집을 무력화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가면 국민들의 결정적인 저항에 직면할 지도 모릅니다. 지금도 너무 멀리 나갔습니다. 빨리 돌아와야 합니다.”

 

▲ 미국산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장관고시에 반대하는 시민, 학생들이 6월 26일 새벽 서울 신문로에서 청와대로 가기 위해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경찰이 도망치는 시민들을 향해 방패를 휘두르고 있다.


30일 오후 7시부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국민존엄 선언과 국가권력 회개를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주최하고 있는 천주교전국정의구현사제단 김인국 신부는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시민들을 향한 정부와 경찰의 과잉진압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국가가 국민을 상대로 저지르는 갖가지 폭력과 거짓들을 지켜보는 심정이 참담하고 괴롭다”며 “사제단은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각료, 한나라당의 교만과 무지 그리고 깊이 병든 양심을 교회의 이름으로 엄중하게 꾸짖으며, 오늘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집회가 애초의 순수한 취지를 잃어 돌아가지 않으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하는데, 그런 말 때문에 국민들이 도로 촛불을 드는 것”이라며 “권력자들은 교만하고, 국민을 우습게 아는데 정작 촛불을 끄고 싶은 것은 시민들”이라고 정부와 경찰의 ‘강경진압’ 방침을 꼬집었다. 국민과 소통하겠다던 이명박 대통령의 태도가 돌변한 것과 관련해서는 “보통의 신앙인이라면 ‘입으로 뼈저리게 반성한다’고 했으면, 행동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는데 참 이상하다”며 “말과 행동이 다른 것에 대해 국민들이 분개하고 상처를 받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끝으로 그는 “참 이상한 정부다. 국민이 싫다는데 왜 한사코 그 나쁘다는 고기를 극구 먹이려 하느냐”며 “국민의 소리는 공권력으로 제압하면서 왜 철저하게 미국에게 굴종하느냐”며 “이게 다 성실하지 못한 지도자 때문에 벌어진 사태인데, 국민이 시끄럽게 군다고 겁을 주면 그게 어디 대통령이냐”고 이명박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다. (한겨레/김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