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오후 미국산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장관고시에 반대하며 청와대 입구 경복궁역 부근에서 시위를 벌이던 시민 수십명이 강제연행 되자 아이를 안고 나온 주부들이 ‘연행자 석방’을 외치다 울고 있다.
기습시위가 진압된 경복궁역 앞에 긴장감이 흘렀다. 기습시위 소식을 인터넷 등에서 접한 시민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시민들을 포함하면 100여명 남짓 된다. 경복궁역 3번 출구 쪽에는 시민 30여명이 모여서 좀 전에 발생했던 연행 사건에 대해 각자 알고 있는 정보를 주고받고 있다. 정부종합청사 쪽에는 강기갑 의원의 삼보일배를 따라 나섰던 시민들이 경찰에 제지에 가로막힌 뒤, 인도의 그늘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경복궁역 2번 출구 앞에는 50여명의 아줌마들이 모여있다. 그들과 함께 온 아이들도 많다. 이들은 ‘촛불이 지킨다’ ‘촛불이 길이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기자가 이들에게 “인터넷을 보고 이쪽으로 오셨냐”고 질문을 던지자 그들은 쉼 새 없이 말을 토해냈다.
▲ 25일 오후 미국산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장관고시에 반대하며 청와대 입구 경복궁역 부근에서 주부들이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경찰이 방패로 유모차 앞을 가로막고 있다.
“이제 놀랄 것도 없다. 정부가 고시 강행한 것도, 30여명을 넘는 시민들을 연행한 것도 이명박 정부라면 능히 그럴 수 있다.”
경찰은 시민들이 모여 있는 쪽에 전경차량으로 ‘차 벽’을 세우고 청와대로 향하는 자하문 터널 도로 쪽도 전경차량 3대로 단단히 막아 놨다. 한편 마포서로 연행된 시민은 9명이다. 이중 4명은 신분증을 제시했고, 나머지 5명은 묵비권을 행사하며 변호사를 기다리고 있다. 안진걸 대책회의 조직팀장은 종로경찰서로 이송됐다. 대책회희 관계자는 초등학생들을 무작위적으로 연행해서 풀어달라고 말했더니 목을 잡고 도로로 팽개쳤다”면서 “죽을 것만 같아서 살려달라고 전경에게 애원을 했더니 ‘이 새끼야 조용히 있어’ 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건 “나처럼 건강한 사람도 견디기 어려운 데, 몸이 성치 않은 사람을 이런 식으로 연행한다면 사실상 살인 미수”라며 경찰의 ‘폭력적인 강제진압’ 방식에 문제를 제기를 했다. 어린 아이들이 탄 유모차를 경찰 방패가 막고, 아이들을 품에 앉은 엄마들이 절규함에도 불구하고 외면하는 경찰은 국민들로부터 외면하는 길만 남았다. 이명박 정부에게만 책임을 미룰 일이 아니다. 경찰 스스로가 책임져야만 한다.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인권침해가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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