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전경 아들과 마주한 촛불든 아버지

녹색세상 2008. 6. 3. 01:41

 

 

 

폭우가 쏟아져도 촛불의 행진은 멈추지 않았다. 2일 서울 시청광장에는 2천 여 명의 시민들이 비옷을 입고 모여 촛불을 들었다. 시민들은 “이명박은 물러가라”, “연행자를 석방하라”를 외치며 촛불문화제를 진행한 후 종로와 명동을 지나 시청으로 행진을 진행했다. 오늘 촛불행진은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의 “오늘은 비도 오고 일단 장관고시 관보 게재도 연기가 되었으니 짧게 진행하고 내일 더 많이 모이자”라는 제안에 따라 짧고 평화롭게 진행되었다. 전경을 아들로 두고 있는 한 아버지가 나와 자유발언을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 웅 씨는 지난 31일 밤 효자동에서 청와대로 가는 골목에서 전경과 대치 중 아들을 만났다. 이 웅 씨의 아들은 제대를 4개월 남긴 전투경찰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 웅 씨는 대치 중이던 전경에게 소속 부대를 물어봤고, 아들이 속한 부대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고개를 조금 든 순간, 아들의 눈과 이 웅 씨의 눈이 마주쳤다. 이 웅 씨는 더 이상 그곳에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그 자리를 뜰 수 없어 다른 쪽으로 이동해 싸움을 이어갔다. 이 웅 씨는 자유발언으로 나서 “왜 나와 우리 아들이 이렇게 고통스런 순간을 맞아야 하는가”라며 “이명박 대통령 한 사람 때문에 우리 부자는 너무나 힘들다”라고 말했다. 이 웅 씨는 “이런 상황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정신을 차리는 수밖에 없다”라며 “국민의 대다수가 반대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을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웅 씨의 아들은 집회 다음 날인 1일 전화를 걸어와 “안 다쳤어요? 괜찮아요?”라고 물었다. 이에 이 웅 씨는 “괜찮다”라고 답하며 “그래도 끝장을 봐야 하지 않겠냐”라고 답했다. 이에 아들은 “몸 조심하세요”라는 말을 남겼다. 이 웅 씨는 마지막으로 “이명박 정부는 그저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그대로 움직이면 된다”라고 전했다. (참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