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국제

미국 농무부 ‘광우병 안전하다(!)’ 한국정부와 판박이 발표

녹색세상 2008. 5. 5. 14:22
 

한미 쇠고기 재협상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회피


미국 정부가 4일(현지시간) ‘미국산 쇠고기는 광우병에 안전하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한국과의 재협상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미 농무부의 리차드 레이몬드 식품안전차관은 이날 워싱턴특파원들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 쇠고기는 국제수역사무국 기준에 맞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공급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정부의 통제와 검역은 광우병으로부터 식품공급을 보호하기 위한 효과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쇠고기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발견될 경우 한국은 미국 농무부의 검역시스템을 감사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이몬드 차관은 또 한국과의 쇠고기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자신은 협상파트를 맡고 있지 않다면서 ‘오늘 회견은 협상문제가 아닌 식품의 안전성 문제만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라고 말했다.

 

▲둔덕을 이룬 자신들의 배설물 위에서 쉴 수밖에 없는 소들. 밑에 있는 소들은 질퍽한 똥물 속에 발을 담그고 있다. 현대 미국의 소 축산공장은 전 세계 모든 축산업의 상징적 존재라할 만큼 규모가 크고 최악의 상황이다. 8만5천 마리가 한꺼번에 사육되고 있는 네브라스카주의 농장이 아닌 사육공장. (사진:오마이뉴스)


미 농무부의 이 같은 입장은 광우병 우려를 포함해 한국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미 쇠고기 재협상 요구가 현안으로 부상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이와 함께 레이몬드 차관은 지난 4월초 버지니아주에서 ‘인간광우병’으로 한 여성이 사망했다는 보도는 잘못됐다면서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조사결과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왔다고 해명했다.이날 미국 농무부가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은 한국 사회에서 확산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반발기류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차원이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은 시종일관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는 해명으로만 일관한 데다 지난주 한국 정부가 발표한 내용과 대동소이한 것이어서 한국 내부의 반발기류를 잠재우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축산협회 관계자들이 농무부에 근무를 하고. 농무부에 근무하다 다시 농업 관련협회나 기업에 일하는 ‘기업정치’가 철저하게 작동하고 있는 게 미국임을 감안하면 이 말은 신뢰성이 별로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CBS/박종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