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 민중

‘삼성 황태자’ 이재용 전무가 백의종군한다고?

녹색세상 2008. 4. 22. 14:41

 

 

 

삼성전자 고객총괄책임자 자리에서 물러나 ‘백의종군’하기로 한 이재용 전무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남으로서 장차 삼성을 이어받을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다. 아직까지 이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모두 물려받은 것은 아니지만 이 회장으로부터 ‘왕권’을 이어받을 외아들일 뿐 아니라 이미 그룹 순환출자구조의 핵심 고리에 해당하는 삼성에버랜드의 지분을 확보해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용 전무는 오래 전부터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의 후계자로 점쳐져 왔지만 지금까지 본격적으로 그룹경영에 참여하지 않은 채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이재용은 1968년생으로 올해 만 40세이며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한 뒤 91년 삼성전자에 입사했고 일본 게이오기주쿠대 대학원 경영관리학과를 거쳐 미국 하버드대 경영학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학업을 마친 뒤 2001년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보로 복귀해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으며 지난해 초 글로벌고객총괄책임자(CCO,전무)로 승진했다. 재벌가의 아들이 아니고는 불가능한 초고속승진임에 분명하다.

 

▲ 3월 28일 오후 11시28분, 서울 한남동 삼성 특검 사무실에서 삼성 이재용 전무가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 등을 조사받고 귀가를 했다.


지금은 삼성전자 CCO로서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에 해당하는 세계 유수기업들과 전략적 제휴 및 협력관계 유지, 글로벌 업계의 동향 파악과 장기 비전 수립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재벌 2ㆍ3세들이 빠르면 20대 후반, 보통 30대 중반부터는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하는 것과 비교할 때 이 전무는 경영수업 기간이 길다는 것이 중론이었으나 이번에 삼성전자 공식직책에서 물러나 ‘백의종군’ 하기로 함으로써 경영권 승계는 당분간 어렵게 되었으나 삼성의 회장이 될 것이라는데 의문을 가질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는 불법 경영권 승계로 오랫동안 국민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는 ‘에버랜드 CB 배정 사건’의 당사자라고 할 수 있으나 이번 특검에서 e삼성 사건, 에버랜드 CB배정, 삼성 SDS사건 등과 관련해 무혐의를 인정받았다. 잠시 해외시장 개척에 임직원들과 함께 나선다는 세탁 과정을 거쳐 여론이 조용해지면 국내로 복귀해 언제든지 ‘왕권인수’에 돌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