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백골단 부활, 절대 안 된다.

녹색세상 2008. 3. 20. 17:23
 

경찰청이 지난 15일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시위 현장에서 경찰관으로 구성된 체포전담반을 신설해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5공 군사폭압정권 시절 ‘백골단’이라는 이름으로 악명 높았던 사복 체포조가 되살아날 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했던가? 사람은 역사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고 했던가? 박물관에 쳐 박혀 있어야 할 백골단이 ‘체포전담조’라는 이름으로 부활하다니, 어찌된 일인가?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군부독재정권 타도’를 외쳤던 젊은이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그 백골단을 국민성공시대에 부활시키려하고 있다.

 

  ▲ 폭력의 대명사로 무자비하게 시위대를 진압한 백골단이 시위대를 개 끌듯이 끌고 가고 있다. (사진:오마이뉴스) 


‘백골단’은 ‘청자켓에 청바지, 하얀 헬멧과 방독면’을 착용하고 시위 주동자, 적극 가담자를 체포하거나 강력하고 무자비하게 진압했다. 머리에 하얀 헬멧을 쓴 것을 두고 백골단이라 했다. 백골단은 시위대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군부독재정권은 군병력을 투입할 수 없는 비계엄 하에서 가장 무자비하고 잔인하게 또 확실하게 시위대를 진압할 수 있었기 때문에 백골단을 이용했다. 우리는 더 이상 백골단과 최루가스가 필요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반대 세력의 정당한 주장과 시위를 설득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정부라고 할 수 있는가? 설득할 명분과 논리, 능력을 가져야지 힘과 강제적인 방법으로 시민을 억압하는 것은 민주정부라고 할 수 없다.

 

 

1991년 4월 26일 명지대 학생이었던 강경대가 경찰의 쇠파이프에 맞아 젊음을 희생당했고, 그 해 5월 성균관대 학생 김귀정도 그렇게 꽃다운 청춘을 피지도 못하고 죽었다. 당시 노태우 정부도 학생들 시위를 불법으로 매도했다. 공권력을 무력화시키는 불순세력이라고 규정했다. 우리 사회에 강경대ㆍ김귀정 같은 희생자가 다시는 나와서는 안 된다. 방법은 단 하나다. ‘체포전담조’ 구성 계획을 포기하는 길 외는 다른 방법이 없다. 백골단은 박물관에 자리하면서 국가 권력이 정당하지 못할 때 얼마나 잔혹한지를 후대에게 교훈하는 길 외에 해야 할 일은 전혀 없다. 이름만 들어도 온 몸에 식은땀이 나는 백골단 부활은 절대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