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

신입생 사망, 폭행사건 PD수첩에 제보 잇따라

녹색세상 2008. 3. 5. 13:52

 

 

 

“우리 아들도 학교가기가 무섭다고 합니다. 어렵게 입학했지만 입학 하루 만에 입학을 취소해 버렸습니다.”


신입생 훈련 이틀 만에 식물인간이 된 강장호 군 사건을 다룬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PD수첩’의 시청자 게시판에 유사사례 제보가 줄을 잇고 있다. PD수첩은 4일 용인대학교 동양무예학과에 진학 예정이었으나 신입생 훈련 도중 의문의 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강장호 군 사건을 방송했다. 유도 2단, 용무도 2단 유단자였던 강장호 군은 청와대 경호원의 꿈을 안은 채 용인대학교에 입학했다. 그러나 신입생 훈련 이틀 만에 사고로 뇌출혈을 일으켜 식물인간 상태로 18일째 사경을 해매다 4일 끝내 사망했다. 학교 측은 장호 군이 용무도 시범기술을 익히던 중 후방 낙법을 치다 뇌출혈을 일으켰다고 사과 경위를 해명했다. 또 학생들 역시 장호 군이 혼자 낙법 훈련을 하던 중 매트에 단순히 머리를 두 번 정도 부딪혔고, 이후 쓰러진 장호를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했다고 일괄 진술했다.


그러나 제작진은 장호 군의 사고에 쉽게 납득이 가지 않은 점들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선 중 3때부터 유도를 배웠던 장호 군은 유도기술 중 하나인 낙법이 몸에 밴 유단자라는 것. 또 용인대 용무도장은 바닥전체에 국제 공인 스프링과 매트가 설치돼 낙법 충격 정도로는 뇌출혈을 일으킬 소지가 적다는 것이 사고의 논란이다. 그렇다면 별도의 외부충격이 가해져 뇌출혈을 일으켰다고 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 병원으로 후송된 장호 군의 장딴지에서는 피멍이 발견됐다. 경찰 수사 결과 선배들의 구타가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또 이번 사건 이전에도 훈련 때문에 뇌진탕 증세를 호소한 학생이 있었다. 설상가상 지난해에도 용무도 학과 신입생이 낙법으로 인한 뇌출혈 증세로 입원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용인대 측은 진상파악조차 하지 않는 등 안일한 대처로 사건 축소 의혹까지 낳고 있다. 방송 직후 PD수첩 게시판에는 용인대 측의 처사와 한국 체육계에서 행해지고 있는 폭력사태에 대한 시청자들의 혹독한 비판이 가해지고 있다.


특히 한 시청자는 자녀가 용인대에 합격했으나 첫날부터 선배들의 이유 없는 욕설과 기합, 구타 때문에 끝내 입학을 포기했다고 전했다. 이 시청자는 “방송을 보니 교수들이 몰랐다고 변명하는데 말도 안 된다. 아들 말에 의하면 교수들은 팔짱을 끼고 이 장면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시청자들은 거짓진술을 일관한 선배 학생들에 대해서는 측은한 시선을 보냈다. 한 시청자는 “용인대 출신들은 끈끈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4년 동안 학업을 수행한 뒤 사회에 진출했을 때 교수의 추천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용인대 학생들로서는 교수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일부 시청자들은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용인 경찰서의 안일한 태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혹 용인 경찰서와 용인대 측이 밀월관계에 있는 것 아닌가”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 시청자는 “이번 사건이 이대로 조용히 마무리된다면 장호 군은 하늘에서도 눈을 제대로 감지 못할 것”이라며 사건의 조속한 진상 조사를 요구했다. (뉴스엔/조은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