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민주노동당을 주목해 주십시오.

녹색세상 2008. 1. 31. 17:48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민주노동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심상정입니다. 저는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 다른 무엇보다도 서해 기름유출사고 피해주민 지원 특별법을 최우선 안건으로 처리할 것을 제안합니다. 서해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한지 55일이 지나고 있습니다. 어떤 환경전문가는 이번 사건의 피해와 오염을 빗대 ‘원자폭탄 하나가 투하된 것과 같다’고 지적합니다.

 

 


          무엇보다 ‘기름사고 특별법’ 우선처리를


태안 해변의 기름때를 한번이라도 닦아 본 사람이라면, 하찮은 돌부리 하나, 바다 생명 하나가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지를 절실히 느꼈을 것입니다. 120만 명의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감동적인 복구 작업은 환경과 생태가 이미 국민적 가치임을 확인시켜주었습니다. 우리 정치는 태안의 교훈을 기억해야 합니다. 서해 기름오염사건의 일차적 책임은 삼성에 있습니다. 그러나 수습과정에서 가장 큰 책임은 정부에 있습니다. 정부는 초기 안일한 상황 판단으로 초동 방제에 실패했으며, 유처리제 과다사용으로 그 피해를 더 키웠습니다. 해상국립공원 인근에 유조선 정박은 불법임에도 관행적으로 허가해 온 책임도 작다고 할 수 없습니다.


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정치권도 자유롭지 않습니다. 사고 직후에는 대선 표를 의식해 우르르 몰려갔지만, 선거가 끝난 뒤에는 아무도 챙기지 않았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이 눈감고 있는 사이, 세 명의 주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주민의 분노와 좌절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정치권이 발 벗고 나서야 합니다. 이번 임시국회는 17대 국회의 마지막입니다. 서해 기름오염사건 피해주민 지원 특별법은 국회와 모든 정당이 함께 만들 수 있는 마지막 민생입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거듭날 터


생활 속의 푸른 진보를 실현하는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선 이후 민주노동당은 고통과 고뇌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당 혁신 과정에서 나타난 당 안팎의 진통으로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스러운 마음입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작은 꾀로 위기를 피하지 않겠습니다.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정직하게 대면하고, 성실하게 헤쳐 나가려 합니다. 국민 속에 뿌리내리고, 가치를 인정받는 새로운 진보정치의 길로 나아갈 것입니다. 성역 없는 과감한 혁신으로, 민주노동당을 새롭게 다시 세우겠습니다. 저는 민주노동당을 이렇게 바꾸고자 합니다.


첫째, 당의 낡은 요소를 과감하게 혁신하겠습니다. 운동권 출신들의 정당, 대기업 노동자들의 당, 친북당 등 그동안 제기된 국민의 질책을 겸허하게 받아드리겠습니다. 소통과 대안의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면모를 일신하겠습니다. 88만원 세대의 젊은 정당,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당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아울러 편향적 친북당이라는 이미지와 단절하고, 책임과 능력을 갖춘 평화 정당으로 거듭나겠습니다.


둘째, 민주노동당의 빗장을 과감하게 열겠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은 진보진영 전체를 향해 당의 문호를 열겠습니다. 특히 비례대표를 통해 국민이 진보정치의 가치와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검증된 역량과 신망을 겸비한 진보선량을 비례대표로 추천해 향후 한국 정당사 최초로 시도되는 Shadow Cabinet(예비 내각)체제의 초석으로 삼겠습니다.


셋째, 강력한 진보야당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견제 없는 권력은 나라와 국민에게 큰 부담과 상처를 줍니다. 좋은 정치를 위해서는 정권을 합리적이고 강력하게 견제하는 능력 있는 야당이 필요합니다. 민주노동당은 이명박 신정부의 △재벌비호 경제 △토건개발주의 △승자독식 경쟁교육에 맞서 △서민주체 경제 △생태국가 △평등교육·인간교육의 가치를 제시해 나갈 것입니다. 정권이 내놓은 것에 찬, 반만을 말하는 야당이 아니라, 정권이 내 놓은 것보다 더 좋은 것을 내놓는 대안야당의 면모를 세워나가겠습니다.


넷째, 생활 속의 푸른 진보를 실현하는 진보적 대중정당으로 태어나겠습니다. 지금 진보정당에게 요구되는 시대적 과제는 변화와 혁신입니다. 제몫을 다하는 진보정치라면 국민의 삶과 생활까지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생활 속의 푸른 진보를 실현하는 대중적 진보정당은, 주장하는 정당에서 소통하는 정당으로 바꾸자는 것입니다. 비판하는 정당에서 대안 있는 정당이 되자는 것입니다. 우리끼리 속삭이는 정당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정당으로 환골탈태하자는 것입니다. 진보의 가치혁신을 통해 노동, 생태, 연대, 여성, 평화와 인권이 어우러지는 젊고 역동적인 정당을 건설하는 것입니다. 민주노동당의 혁신은 21세기 한국진보를 향한 제2창당의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우려 제대로 읽어야.


이명박 정부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반면, 이명박 정부가 재벌과 시장권력 등 우리 사회의 강자와 한 편을 이뤄 비정규 노동자, 농민, 서민을 억누르지 않겠냐는 걱정도 있습니다. 60회에 이르는 당선자의 행보 중 소외층은 단 3번이라는 편향적 행보가 문제가 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저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네 가지 우려를 전하고자 합니다.


첫째, 재벌, 부자 등 힘센 사람들을 위한 정부가 될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실용을 내세웁니다. 그러나 서민의 실용이 아니라 재벌의 실용일 뿐입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당선자는 답을 주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양극화된 갈등정부에 대한 우려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 논리는 전형적인 70년대 성장론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대기업이 성장하면, 그 과실이 확산될 거라는 재벌위주의 성장론은 양극화 시대에는 쓸모가 없습니다. 오히려 양극화를 심화시켜 격렬한 사회갈등을 조장하게 될 것입니다.


셋째는 토건정부가 될 거라는 우려입니다. 7%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 건설개발을 확대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됩니다. 성장률을 위해 대운하를 강행한다면 경제의 불안정성은 물론, 환경재앙의 우려까지 미래세대가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넷째, 신권위주의로 갈 거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CEO형을 강조합니다. 기업은 이윤을 위해 모든 가치를 종속시키는 CEO를 원하지만, 정부는 구성원의 이익을 지키는 대표자가 필요합니다. 과거 독재체재는 억압적인 국가기구에 의존한 권위주의입니다. 이제 이명박 정부는 효율성을 이유로 승자독식의 시장 기구에 의존하려 하려합니다. 민주화시대라는데, 다시 새로운 권위주의가 등장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중심야당 교체가 4월 총선의 화두입니다. 정권이 잘 못 할 때, 강력히 견제하고,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좋은 야당이 없다면 정권은 반드시 실패합니다. 노무현 정권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그러기에 좋은 대안야당, 강력한 야당이 필요합니다. 한국정치는 지금 격변기를 맞고 있습니다. 국민은 20년간 우리 사회의 골간을 이뤄온 87년 체제를 종식시켰습니다. 민주 대 반민주의 기억에 갇힌 채, 신보수주의에 투항했던 대통합민주신당은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대통합민주신당이 이제 진보를 해보겠다고 말합니다. 제3의 길을 가겠다고 합니다.


                       ‘제3의 길’은 공허한 수사일 뿐


그러나 말씀하시는 분조차 자기 말의 진실성을 믿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노무현 정권의 레토릭 정치에 시달려온 국민의 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신보수주의로 심판받은 대통합민주신당은 이명박 정부를 견제할 능력도 자격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강력한 진보정당만이 이명박 정부에 맞서 서민과 사회적 약자, 환경과 나라의 미래를 지킬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독주를 우려하십니다. 그러나 50%가 넘는 국민들이 이명박 정부를 견제할 야당의 필요성에 공감합니다. 그러나 정작 흔쾌히 찍을 야당은 없다고 합니다. 국민은 지금 야당다운 야당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국민여러분. 이번 총선의 최대 화두는 대한민국 중심야당을 교체하는 것입니다. ‘야당다운 야당’을 견제의 중심에 세워주십시오. 재벌과 시장권력 뒤를 쫓는 야당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에 맞서 서민을 지킬 수 있는 강력한 진보야당. 무능한 야당을 극복하는 능력 있는 대안야당을 대한민국 정치의 한복판에 세워야 합니다.민주노동당이 혁신을 통해 강력한 진보야당, 중심야당으로 우뚝 서겠습니다. 2월 임시 국회에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2월 임시국회에는 태안기름유출사고 피해주민 지원 특별법 제정, 정부조직개편안, 새 정부의 교육정책, 한미 FTA 등 많은 현안이 있습니다.민주노동당은 대안을 중심으로 합리적이며 강력한 견제를 할 것입니다.


                   사회부총리제 신설을 제안합니다.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무리 새로 출범하는 정권이라 할지라도 기본양식을 무너뜨리는 개편안은 곤란합니다. 이명박 당선자가 내놓은 개편안은 지금까지 정부행정을 좌지우지해 왔던 경제부처 권력은 더욱 강화합니다. 반대로 사회공공적 역할을 담당하는 사회부처는 주변화 하는 ‘강익강 약익약’ 방안입니다. 경제부처는 지금보다 그 권력을 분산해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는 현행대로 독립하고, 재정경제부는 축소되어야 합니다. 금융정책과 금융 감독도 엄격히 조직적으로 구분되어야 합니다. 금융감독의 도덕적 해이가 낳은 오류는 지난 외환은행 매각과 카드 사태로 충분합니다.


여성부와 통일부의 폐지는 이명박 당선자의 사회역사 인식의 깊이를 보여줍니다. 독립적 지위를 지닌 국가인권위원회와 방송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두려는 것은 수용할 수 없는 퇴행입니다. 국토해양부라는 거대 건설부처가 21세기 대한민국에 왜 필요한지 한나라당과 인수위는 대답해야 합니다. 이제 정부조직개편도 21세기 새로운 가치를 반영해야 합니다. 민주노동당이 대안을 제시하겠습니다. 민주노동당은 현행 18 정부부서 중 개발시대 유산인 건설교통부와 중복업무가 많은 정보통신부는 폐지하여 16개 부서로 이루어진 조직개편 대안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민주노동당은 사회부총리 신설을 제안합니다. 환경부가 국토보존, 생태실현, 에너지관리 등을 총괄하는 국토환경에너지부로 강화되고, 보건복지부도 주택업무, 양극화 업무 등으로 역할이 확대될 것입니다.


       민주노동당이 아이들의 부모의 입장에 서겠습니다.


새 정부 인수위의 교육정책이 연일 국민을 불안하게 합니다. 국민들 연이어 터지는 인수위의 교육정책에 ‘학원 더 보내야 하나’ 라며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인수위가 한마디 할 때마다 사교육 관련 주식은 뛰어오르기만 합니다. 학부모와 학생의 마음에서 교육정책이 짜여야 합니다. 아이 보육비와 유치원비,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는 대학등록금, 각종 사교육비에 힘들어하는 학부모 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돈 걱정 없이 아이 키우고, 학교 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인수위는 국민들의 바램과 기대를 저버리고 있습니다. 대학등록금은 폭등하는데, 사교육비 폭등으로 이어질 것이 뻔한 입시와 영어교육 정책만 발표합니다.


전 국민에게 영어교육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새 정부 인수위는 학부모와 아이들을 상대로 섣부른 교육정책을 실험할 생각일랑 거둬드려야 합니다. 민주노동당은 대학등록금 상한제와 후불제로 대학등록금 부담을 줄이겠습니다. 학벌사회와 대학서열을 완화하여 입시문제와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는 학부모와 학생을 위한 교육 대안을 마련하겠습니다.


         한미FTA, 대충 처리해서는 안 됩니다.


한미FTA, 나라의 운명이 달린 문제입니다. 약값과 의료비가 상승하고 광우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일자리가 없어지고 민생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다음 세대가 먹고살아야 할 부품소재산업이 힘들어집니다. 미국발 금융 불안이 확산되고 있는데, 경제가 더욱 불안해지고 위기대처 능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한미FTA, 대충 처리해서는 안 됩니다. 철저히 따져보는 것이 국익입니다. 한미 FTA 찬반과 득실 논란이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국회라도 제대로 검증해야 합니다. 한미 FTA 국정조사 요구가 이미 제출되어 있다. 국정조사를 빨리 시작하는 것이 국회의 임무입니다. 대한민국 서민은 진보를 필요로 합니다.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요즘 국민의 보수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민주노동당은 이러한 주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보수화된 것은 국민이 아니라, 실패한 집권세력이었습니다. 여전히 국민의 70%가 복지사회를 원하고 있습니다. 4명중 3명이 부자 증세론에 동감합니다. 특히 보수화 되었다는 젊은 세대의 절반이 진보정당을 원하고 있고, 노동유연화에 반대하는 비율은 80%에 이릅니다. 안타깝게도 민주노동당은 이에 부응하지 못해 왔습니다. 그래서 깊이 반성하고, 과감한 혁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생활 속의 푸른 진보를 실현하는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다시 출발하겠습니다. 강력한 진보야당, 소통과 대안을 지닌 진보야당으로 거듭나 대한민국 중심야당으로 우뚝 서겠습니다. 민주노동당이 푸른 진보, 젊은 진보, 역동적 진보의 시대로 국민여러분을 초대하겠습니다. 서민 여러분의 친구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