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과 인권

오래가는 몸의 기억

녹색세상 2008. 1. 20. 02:32
 

 

  한 정치인은 손을 아주 잘 쓴다. 정확하게 말하면 손바닥이다. 과거 최고위 관료 시절 그는 출입하던 방송사의 보조 카메라맨까지도 마주치면 “아이고, 동생 어디 가나?”라며 정감 있게 말을 붙이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면서 꼭 상대의 등을 쓰다듬었다. 몸의 기억은 오래가는 법이다. 그에게 쓰다듬어져본 사람이 많아서인지  전국에 형님 10만, 동생 50만이라는 그다. 용돈 바칠 ‘자식뻘’은 3500명이라는 얘기도 들리니 과히 대한민국 최고의 마당발이라 불러도 무방하리라.


  사람이 나이 들어도 손과 입의 감각은 그대로라고 한다. 한 해부학자가 신체 부위를 관장하는 뇌의 비율을 토대로 인체를 다시 그렸더니, 손과 입이 몸통보다 훨씬 큰 기형적인 모습이 됐다고 한다. 하지만 두 기관의 용도는 그것만이 아니다. 젖먹이가 손과 입을 통해 세상을 탐색하듯이, 우리는 손과 입으로 서로를 탐색한다. 손은 얼굴보다 더 솔직하게 내면을 말해주기도 한다. 사회화된 얼굴은 표정관리가 되지만, 손은 무방비일 때가 많다. 손으로는 보고 듣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느끼고 알 수도 있다.


  잠시도 가만 못 있고 서로 손을 만지고, 수시로 입맞춤을 하는 연인들을 보면 접촉의 느낌이 얼마나 좋은지 잘 알 수 있다.  사랑에 빠진 노인들도 서로 손을 잡으면 안 놓고 정답게 대화를 나누는 것은 서로 맞닿은 느낌 때문이다. 그런 경험 다 해 봤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소홀한 게 사실이다. 우리는 서로를 얼마나 만지며 살고 있을까? (한겨레21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