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폴리스라인 바로 뒤 검거조, ‘백골단’의 귀환?

녹색세상 2008. 1. 17. 12:24
 

경찰, 테이저건ㆍ최루액 등 사용할 것 “군사독재적 발상”


  경찰청이 폴리스라인을 넘는 시위대를 전원 연행하겠다며 집회 시위 시 경찰의 대응 방식을 “현장 검거 위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노동사회단체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경찰은 시위대에게 전기 충격기, 최루액 등을 적극 사용하는 방안도 고려 중 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11월, 집회 참가자에게 발사한 ‘테이저 건’ 다트(지름 7.5mm/ 길이 4.5cm 정도) 다트 끝부분은 사람 피부에 잘 박히도록 1cm 정도의 뾰족한 촉이 박혀있다.


  경찰이 밝힌 전기충격기는 2006년 4월 하이스코 노동자들의 점거농성과 11월 한미FTA 반대 광주전남 지역 민중총궐기 당시 이미 사용된 바 있는 ‘테이져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이져건은 테러방지용으로 개발된 것으로 방아쇠를 당기면 탄산가스나 아질산가스가 터지면서 총기에서 가는 와이어선으로 연결된 두 개의 촉이 발사돼, 그 촉이 피부나 옷을 뚫고 들어가 최고 5만 볼트의 전기적 충격을 몇 초간 가해 당사자를 무력화시키도록 제작된 것이다.


  이를 위해 경찰은 폴리스라인 바로 뒤에 검거조를 배치하는데, 이에 따른 훈련을 이미 지난 7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이 같은 시위진압 방법을 새 정부가 출범하는 즉시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이명박 당선자가 선거 시기부터 “법과 원칙에 따른 질서를 확립하겠다”라는 입장과 인수위의 “불법 시위 등 공공질서 파괴 행위에 대해서 공권력을 분명하게 세우고 엄정 대처하겠다”는 방침에 경찰청이 적극 부응하고 나선 모양이다.


APECㆍ평택의 주역, 어청수 경찰청장 내정자


▲ 2005년, 부산에서 열린 APEC 정상회담 당시 경찰의 과잉진압은 논란이 된 바 있다./참세상 자료사진


  특히 신임 경찰청장으로 내정된 어청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의 화려한(?) 경력으로 볼 때 이번 경찰청의 발표는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어청수 경찰청장 내정자는 2005년 부산에서 열린 APEC 당시 부산경찰청장을 지냈으며, 평택 미군기지 확장 문제로 대추리 주민들이 반대 목소리를 낼 당시에도 경기경찰청장을 지내며 ‘여명의 황새울’이라는 작전을 지휘해 각종 공권력 남발로 시민사회세력들의 강력한 항의에 부딪힌 바 있다.


  또한 어청수 경찰청장 내정자는 올 해부터 축소, 2012년 폐지될 예정인 전의경 제도에 대해 “2만 명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며 강경한 태도를 비춘 바 있다. 현재 전의경은 3만 7천 여 명이다. 이런 경찰의 방침은 경찰청이 지목한 ‘불법, 과격, 폭력 시위’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근거 없는 과도한 것”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이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이 지목한 ‘불법, 과격, 폭력 시위’는 2003년 134건, 2004년 91건, 2005년 77건, 2006년 62건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국민을 채찍으로 다스리겠다는 새 정부”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성명을 내고 “아직도 경찰이 시위를 폭력행위로 바라보고 시위 참가자를 폭도로 인식하는 독재적 발상에서 한 치도 벗어나고 있지 못함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경찰의 입장에 대해 민주노총은 “최루가스가 난무한 가운데 험악한 사복체포조(백골단)가 시위대를 쫓아 무지막지한 몽둥이세례와 발길질을 서슴지 않던 군사독재 시절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라며 “시위에 대한 무리한 통제와 검거, 총까지 들이대는 폭력진압으로 사회적 갈등만 부추길 것이며 채찍으로 국민을 다스리겠다는 것은 바로 파시즘이다”라고 지적했다. (참세상/이꽃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