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 민중

기름유출사고에 ‘뻣뻣한’ 삼성…비난여론 자초

녹색세상 2008. 1. 16. 13:53
 

이건희 회장의 자택 압수 수색 등 특별검사의 삼성 비자금 의혹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 공간을 중심으로 ‘반(反) 삼성’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어 삼성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서해 기름 유출 사고 후 뻣뻣한 자세를 고수하며 환경 복구, 피해 배상에 소극적이었던 삼성중공업의 태도가 비난여론을 자초한 것.

 

 

 

  삼성중공업 등 ‘무한 책임’ 질 각오해야

 

  녹색연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참여연대, 환경연합은 16일 서울 종로구 옥인동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삼성중공업, 현대오일뱅크의 적극적인 환경 복구, 피해 보상 노력을 촉구했다. 이들은 “사고를 일으킨 삼성중공업 등이 모든 피해를 무한 책임지고 완전 복구, 완전 배상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 사고는 삼성중공업의 크레인 예인선단이 기상 악화 속에서 무모하게 항해를 강행하다 항로를 이탈해 정박지가 아닌 곳에 있던 현대오일뱅크 유조선과 충돌해서 일어난 것”이라며 “삼성중공업, 현대오일뱅크야말로 이 사건의 일차적 책임자”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런 상황인데도 그간 이들 기업은 책임 회피에 급급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사고를 일으킨 삼성중공업은 유조선 측에 일차 책임이 있어서 삼성 측에서 보상을 먼저 시작할 수 없다, 삼성 측의 중과실이 입증되면 국제유류보상기금(IOPC펀드)이 삼성 측에 구상권을 행사해 국익에 해가 된다는 식의 책임 회피로 여론을 호도하지 말고 지금 당장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환경 복구, 피해 보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중공업 등에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사고 원인 진상 조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이들 단체도 “검찰은 삼성중공업 등의 책임자를 조사해 중과실을 철저히 밝혀내야 한다”며 “중과실이 입증된다면 삼성중공업 등은 상법, 국제협정 등에 따라서 IOPC펀드 배상한도 3000억 원을 초과하는 피해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영상주소:http://www.greenkorea.org/contents/onair/080107.wmv)




인터넷 타고 ‘반 삼성’ 여론 급속 확산

 

  이렇게 시민단체가 삼성중공업 등을 비판하고 나설 수 있는 데는 인터넷 공간을 중심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는 반 삼성 여론이 있다. 삼성중공업 측이 계속 책임을 회피해 오면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는 환경단체가 만든 삼성중공업 비판 동영상이 누리꾼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퍼지고 있다. 가장 인기가 있는 동영상은 녹색연합이 만들어서 배포한 이른바 ‘삼성 텔미’ 동영상. 2007년 최고 인기 가요 ‘텔미’의 춤에 맞춰 삼성 측의 사과, 배상 등을 촉구한 이 동영상은 인터넷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16일 오전 10시 현재 검색 사이트 구글에서 ‘삼성 텔미’를 검색하면 약 25만4000개의 문서가 나열된다.

 

  이런 분위기에 맞춰 여성환경연대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그룹 본관 앞에서 삼성의 사과, 배상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이번 퍼포먼스는 기름 유출 사고로 생계를 잃고 비환 자살한 충청남도 태안군 의향리 이영권 씨의 장례식이 지난 14일 진행된 데 맞춰서 준비되었다. 이날 퍼포먼스에서는 가수 장윤정 씨의 ‘어머나’를 개사한 곳에 맞춰 방제복을 입은 여성환경연대 활동가들이 퍼포먼스를 펼친 후, 광화문까지 거리 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여성환경연대 측은 “사고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삼성중공업은 주민, 국민에게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오만한 모습을 고발하고자 퍼포먼스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프레시안/강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