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민주노동당, 총체적 사망선고…신당창당 필요

녹색세상 2008. 1. 7. 18:00
 

  6일 오후, 여의도에서 만난 조승수 민주노동당 진보정치연구소장에게 “신당창당 흐름을 이끌고 있는 조승수”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느냐고 물었더니 “신당 창당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당원 중의 한 사람”으로 해달라고 했다. 그가 사실상 신당 창당을 위한 실무준비에 들어갔다는 시각이 많지만 “창당을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조 소장은 “종북주의 등에 대한 문제제기를 창당준비과정이라고 본다”고 말하며 직답을 피했다.

 

  ▲ 조승수 민주노동당 진보정치연구소장

 

 

  민주노동당의 ‘종북주의’에 대해 처음으로 공개적인 문제제기를 하고 진보신당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왔지만, 심상정ㆍ노회찬 의원 등이 수습에 적극 나서고, 천영세 당 대표 직무대행도 뛰고 있는 상황에서 직접적인 ‘신당창당’에 대한 언급은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07년 2월 연구소 소장을 맡은 뒤부터 민주노동당 위기의 근원이 연구의 화두였다”고 자신의 고민을 설명했다. 그는 또 “민주노동당은 혁신이 불가능한 구조”라고 말했다. 자주파의 정파구조가 더 강화되면서, 자주파의 현재 조직력으로 전체 8만 당원과 당비 내는 5만 당원에 대해 밑바닥까지 의사 결정을 조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소장은 “자주파는 사상적으로 통일돼 있고,  활동가들의 활동비도 지원하는 전위정당식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소장은 노회찬 의원 등이 제안한 수습방안에 대해서도 “총선이 석달 남은 상황에서 제2창당이나 비대위 통한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또 비대위는 양쪽 모두의 의견을 수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수습과 봉합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그는 “사태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했지만, 신당창당을 하지 않는 핵심조건으로 ‘종북주의에 대한 반성과 제도적 개선 약속’, ‘정파대표들의 비례대표 후보 불출마’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는 자주파 내부 의견이 갈려있거나 거부하고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신당창당 가능성을 더 높게 보게 만드는 대목이다.


  그는 분당이 새로운 기약보다는 민주노동당 지지층 해체로 귀결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당 지지자의 76%가 투표했고, 이중 23.5%만이 권영길 후보를 찍었다는 진보정치연구소 여론조사를 공개하면서 “후보 개인과 당에 대한 총체적인 사망 선고”라면서 “어려울수록 방향을 잘 잡고 가야 한다”고 답했다. 또 “한국사회 지형자체가 사회 양극화, 빈부격차, 농업피폐화 등의 심각한 문제 때문에 진보정당의 성장 토양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적록연대, 사회연대, 다양성-개방성이 신당의 핵심의제”


  조 소장은 ‘신당을 만든다면’이라는 전제 아래 ‘환경문제를 적극 수용한 적-록연대, 사회연대, 당의 다양성과 개방성’ 등 세 가지를 핵심의제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종북주의에 대해 당에서 공개적인 논의를 할 수 없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강하게 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당의 책임 있는 사람으로서 말하고 행동해야 할 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무책임한 것”이라고 결의를 나타냈다. 그는 “신당 등 자유주의 정치세력과 진보정치세력 중에서 누가 더 철저하게 반성하느냐에 따라 이명박 정부의 상대가 결정될 것”이라는 말로 인터뷰를 끝냈다. 진보신당에 대한 그의 의지를 어지간해서는 꺾지 않을 것임을 느끼게 했다. (오마이뉴스/황병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