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도대체 글을 얼마나 잘 쓰기에....

녹색세상 2007. 12. 24. 19:07
 

시당의 당직자나 다른 상근자들을 보면 누리집(홈페이지)에 올리는 글을 아무런 수정도 하지 않고 바로 글쓰기로 들어가는 경우를 너무 자주 본다. 시민단체의 실무자들도 마찬가지로 알고 있다. 옆에 국어사전이 없음은 물론이다. 얼마나 ‘글을 잘 쓰기에 바로 쓸 수 있을까’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글을 쓰니 오자투성이에 띄어쓰기 엉망에다 우리말본에 맞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면지에 적어서 다시 옮기지는 않더라고 한글을 띄워 글을 쓰고 오자는 없는지, 띄어쓰기는 맞는지 확인한 후 글을 올리는 게 당연한 것 같은데 그런 당연함을 아예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고 컴퓨터로 단어 검색을 하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자신의 머리에 입력된 것만을 가지고 쓴다.

 

▲한글학회에 알아보니 ‘연세한국어사전’이 가장 관점이 좋다고 한다. 13년간 자료를 모아 연세대언어정보개발연구원에서 만들었으니 좋은 사전 같다. 동아출판사 펴냄.


왜 이렇게 기본을 지키지 않고 우리말을 천대하는지 모르겠다. 올라온 글은 운동권 사투리 천지임은 두말 할 나위없다. 서로 말 통하는 무리들끼리 노는 것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지, 왜 대중과 소통하려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우리 대중문화를 지키기 위해 국내제작영화 의무상영(스크린쿼터)를 확대해야 한다고 거창하게 외치면서 평소 자기 생활은 문화의 가장 기본인 말을 망치는 짓을 서스럼 없이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말은 마음의 표현’이라고 했고, 말은 ‘얼’이건만 너무 가볍게 대하는 것 같다. 옆에 사전이 없으면 글 쓰지 않는 습관부터 들여야 한다. 이래 놓고도 ‘집권’을 들먹이며 ‘민중’을 거론하는 것은 너무 앞뒤가 안 맞는 것 같다. ‘민중의 언어’를 구사하지 않는 자들이 무슨 수로 ‘민중문화’를 안단 말인가? 혼자만 본다면 누가 뭐라 하지 않겠지만 조직원들이 보고, 남들이 보기에 신경 쓰고 조심하라는 것이지. 이런 말 하면 ‘너무 사소한 것에 신경쓴다’고 면박이나 주지 않을지 모르겠다.

 

글 잘 쓰는 사람일수록 반드시 옆에 사전을 두고 글을 쓰기 시작하는데 어슬픈 ‘반풍수들이 집구석 망친다’고 어슬프게 제대로 쓰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우리말 망치고 있으니 화가 난다. 프랑스 사람들의 자기 말을 지키려는 노력에 감탄만 하지 말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생활에서부터 시작하고, 거대한 것을 건드려야 설득력이 있다는 것을 너무 쉽게 잊어버리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