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주말 집중 유세가 있어 각 지역을 도는 순회 유세를 했다. 몸짓을 하며 신나게 춤을 추는 민주노동당만의 독특한 유세라 길 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많이 끈다. 막강 쪽수를 자랑하는 경북대 학생당원들은 안 보이고 가장 열세인 교대학생당원들이 수고를 많이 했다. 복현오거리 유세를 마치고 방촌시장 쪽으로 갔다. 당원 수가 많은 경북대 학생들이 안 보이는 사연에 대해 얘기가 오갔다. 같은 민주노동당원이면서 선거에 대결을 한 모양이다. 경선을 하는 게 좋긴 하지만 후유증으로 인해 앙금이 좀 남아 있어 공장이 잘 안 돌아간다고 한다.
▲대학생들과 같이 몸짓을 하는 민주노동당원들. 어색한 몸짓이지만 열정만은 젊은이들 못지않다.
결과에 승복하고 함께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 노친네들의 걱정이 오갔다. 남구위원회 김광미 위원장이 ‘내일 모레 쉰이 다 되가는 사람들이 율동이나 하니 갑갑하다’는 말에 겸연쩍긴 했으나 모두들 한바탕 웃었다. 전날 노동청 앞에서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 집단 입당식 사진을 찍으러 갔을 때 마주친 경찰에 근무하는 후배가 ‘형님이 카메라 들고 다닐 군번입니까’고 하기에 ‘내가 좋아서 하는데’라고는 했지만 참 할 말이 없었다. 돈 주는 것도 아니니 좋아서 하긴 하지만 사람이 없어서란 이유가 더 많기 때문에 속은 별로 편하지 않았다.
‘이러다가 우리도 일본공산당처럼 머리 허연 우리들만 앉아 있는 거 아니냐’고 했더니 ‘윤 선배는 늙는 게 걱정 되느냐’기에 ‘걱정보다 젊은 놈들 없이 우리만 있다면 참 서글플 것 같다’고 했다. 우리 자식들과 이 땅의 현실에 대해 같이 머리 맞대고 얘기할 시기가 왔다는 것은 좋은 것이긴 하지만 이런 참혹한 현실을 물려줘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매어짐에도 함께 할 청년들이 별로 없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걱정한다. 아무리 세태가 변했지만 갈수록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해짐에도 불구하고 거리로 나와 함께 해결할 생각을 하지 않고 골방에서 각자 문제에만 매몰되어 있어 갑갑하다. 대통령선거 시기에 대학생 6만 여명이 여의도에 일주일 정도만 집결해 한판하면 청년실업 대책이 각 당에서 막 쏟아질 텐데 하는 아쉬움을 토로하지 않을 수 없다.
프랑스 사르코지 정부가 대학 민영화를 들고 나오자 대학은 물론이요 고교교사들과 고등학생들까지 거리로 나와 시위를 해 정부와 일촉즉발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유럽의 68세대가 이룬 최고의 작품이 ‘대학평준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을 평준화 하고, 학력과 직종 간의 임금 격차가 별로 없으니 굳이 대학 가려고 발버둥 칠 이유가 없다. 당시 투쟁의 성과물이 사회 곳곳에 뿌리 내려 있는 덕분에 어떤 당이 권력을 잡는다 해도 사회복지 문제를 건드리면 난리가 난다. 무게 중심을 잡고 있는 노련한 투사들부터 젊은이들까지 함께 투쟁하는 그들을 보노라면 정말 부럽다. 우리도 소수로 전락해 망하지 않으려면 젊은이들, 특히 10대를 유혹하는 작업부터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분명히 길이 있을 텐데 찾지 않고 자기 눈앞에 닥친 이익에 몰입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후세대가 없는 운동은 자멸 말고는 없는데....
'삶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명박 압승, 이제 희망의 씨앗을 어디에 심을 것인가? (0) | 2007.12.21 |
---|---|
막판에 목을 사용 못하게 되었으니.... (0) | 2007.12.18 |
건강하려면? (0) | 2007.12.16 |
원래 그렇다고요? (0) | 2007.12.16 |
세상에 밥 한 그릇도 공짜는 없습니다. (0) | 2007.1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