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정책

대선공약-교육, 이제는 대학을 평준화할 때!

녹색세상 2007. 12. 2. 17:37
 

  우리 청소년들의 잠재력은 매우 훌륭하다. ‘학력이 떨어진다’, ‘하향평준화다’, ‘버릇없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등의 무책임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우리 청소년들은 국제학력평가에서 세계 3위권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 국제학력평가의 결과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이 과연 교육적인가라고 의문을 던질 수 있기는 하나, 적어도 우리 청소년들의 능력과 발전가능성이 높다는 주요 참고자료임에 분명하다.


  그런데 이처럼 뛰어난 잠재력을 지닌 청소년들이 자신감과 공부에 대한 흥미는 낮게 나온다. 살인적인 대학입시경쟁에서 가혹한 학습노동을 하고 있으며, 교과서와 문제풀이 위주의 교육에서 청소년들의 다양한 개성과 감성, 잠재력은 꽃을 피우기도 전에 저버리고 만다. 다양성과 창의성이 중요한 시대에 획일적인 교육이 횡행하고 있다. 대학입시경쟁이 낳은 결과이다. 하지만 수험생 60만 명, 대학입학정원 65만 명 등 입학정원이 수험생보다 많아 대학입학경쟁률이 0.9 대 1인 상황에서 나오는 불필요한 경쟁이기도 하다. 서울대를 정점으로 한 대학서열화가 잉태한 것이며, 일류대 학벌이 성골이나 진골이 되고 나머지 학벌은 6두품이 되는 학벌사회가 나은 비극이다.


  이 속에서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우리의 청소년들은 극소수의 승자와 대다수의 패자로 나뉘는 운명으로 한 발 한 발 다가가고 있다. 엄마와 아빠는 좁디좁은 가능성이라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막대한 사교육비를 쏟아 붓고 있다. 그러나 좁디좁은 가능성도 지금은 잘 사는 집이 독과점하고 있다. 노동자, 농민, 서민이 돈에 사교육을 맞출 때, 원하는 사교육을 돈 걱정 없이 지불할 수 있는 계층이 성공의 사다리에 많이 오르고 있는 것. 소위 ‘명문대’ 진학생에서 잘 사는 집 아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증가하고 있고, 이들은 다시 성골 학벌을 통해 부모의 지위를 대물림 하고 있다.


 



대학입시, 학벌, 사교육비는 우리 교육의 3적(敵)


  이렇듯 대학입시, 학벌, 사교육비는 우리 교육의 3적(敵)이다. 우리 청소년들의 다양성과 창의성은 질식되고, 오직 친구도 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학습기계 만이 남는다. 아이들은 다양합니다. 따라서 교육도 다양해야 한다. 아이들은 창의적이다. 따라서 교육도 창의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교육체제는 여기에 미치지 못한다.


  다양성은 교육의 본질이기도 하다. 사람은 그 능력과 적성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 속에서 창의성도 신장될 수 있다. 다양성의 최대 걸림돌은 서열이다. 줄 세우는 경쟁이 심하면 심할수록 획일화가 대세를 이룬다. 지금의 고등학교를 형태를 보면, 상고, 공고, 정보고, 인터넷고, 농고, 일반고, 외고, 과학고, 예고, 체고 등 다양하다. 하지만 대학입시이라는 한 줄 세우기 경쟁 하에서 누가 더 많이 입시위주 교육을 하느냐로 획일화되어 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다양성의 장벽을 제거하는 것이다. 다양성 제고의 필요조건은 정부의 몫이다. 그리고 다양성 제고의 충분조건은 학교구성원들에게 권리와 자율성이 주어져 자기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을 때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정부가 제 역할을 수행하지도 않은 채, 이거해라 저거해라 라고 하는 것은 정부 스스로 다양성의 걸림돌이 되는 것. 따라서 다양성을 제고하여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고자 한다면,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해방 후 한국사회는 큰 틀에서는 16번, 작은 틀에서는 50번 넘게 입시제도가 바뀌었다, 그런 입시제도의 잦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입시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1969년 중학교 무시험전형을 실시하면서, 1974년 고교평준화를 실시하면서 중학교와 고등학교 진학 단계의 입시, 사교육비, 학벌, 교육불평등 문제가 해결된 사례가 있다. 고교평준화 이후 30년이 흘렀다. 고교평준화 이후 30년의 경험은 “이제 대학을 평준화할 때이다”라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교육 정책은 대학평준화와 무상교육의 뿌리 위에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육이 꽃피도록 하는 것이다.


  △ 민주노동당의 대학 평준화 방안

 



공약1. 대학평준화로 입시, 학벌,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


  가정경제를 뿌리 채 위협하는 천문학적인 사교육비, 전 국민을 숨 막히게 하는 고질적인 대학입시경쟁, 일류대 출신만이 우대받는 전근대적인 학벌사회는 한국교육의 3적(敵)이다. 그리고 이 3적은 대학서열체제의 세 가지 다른 이름이다. 좁디좁은 일류대 관문이라는 병목현상 때문에 발생한 병폐인 것. 병목현상은 길을 확장할 때 사라진다. 검문소를 설치하여 고급차만 지나가게 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내 차는 차도 아니냐’는 혼란만 초래할 뿐이다.


  병목현상은 길을 넓힐 때 해소된다. 민주노동당은 대학평준화를 교육 3적의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먼저 고등교육재정을 현재의 2배 수준(GDP 대비 1.5%)으로 확충하고 균등하게 지원하여 대학들 사이의 격차를 없앤다. 그리고 3통(통합전형, 통합학점, 통합학위) 정책으로 대학진학의 관문을 넓혀 ‘입학은 쉽게, 공부는 열심히’ 하는 대학을 만든다. 가정환경이나 다른 조건에 상관없이 일정 자격에 부합하는 국민이라면 누구에게나 대학교육의 기회가 보장되도록 한다.


공약2. 학벌ㆍ학력차별금지법으로 학벌사회를 해소


  학력·학벌 위조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은 학벌사회이다. 만19세에 치르는 시험으로 인생이 결판나는 신분사회로, 능력과 인성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 좋은 학벌을 얻기 위한 입시경쟁과 사교육비가 매우 심각하다.

  민주노동당은 학벌·학력차별금지법을 제정하여 학벌사회를 해소한다. 취업, 승진, 임금, 연수 및 각종 처우에서 학벌과 학력에 따른 차별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 예컨대, 취업원서에서 ‘학력기재란’을 없애고, 소위 일류대 졸업생에게 알게 모르게 주어졌던 가산점을 근절하도록 한다. 그리고 특단의 조치로써, 공직자 할당제를 실시하여 특정 학벌, 지역 출신자가 공직을 독점하지 못하도록 한다.


공약3. 교육재정을 GDP 대비 7% 확충하여 무상교육 확대


  학부모는 단지 학부모라는 이유로 학교운영지원비, 학교급식비 등 학교에 돈을 또 낸다. 세금 냈는데 학교에서 또 돈을 인출해간다. 우리나라 교육재정이 적기 때문이다. 2007년 기준 우리나라 교육재정은 GDP 대비 약 4.95%로, OECD의 주요 국가들이 2003년 기준으로 6%에 달한 점과 비교된다.

  교육재정을 GDP 대비 7% 확충하여 무상교육을 실현한다. 7%면, 2012년 기준으로 25조원이 추가 확충된다. 이 돈으로 유아부터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확대한다. 특히, 저소득층과 농산어촌 및 실업고 학생은 우선적으로 완전무상교육이 되도록 한다. 뿐만 아니라 등록금 상한제와 저소득층 면제 정책을 병행하여 대학 등록금 부담이 없도록 한다. 이를 통해 돈 걱정 없이 누구나 교육받을 수 있는 체제를 만든다.


공약4. 교육과정 결정권을 학교와 교사에게


  교육의 다양성은 교육과정의 결정권을 학교와 교사에게 줄 때 가능하다. 국가는 교육과정의 큰 틀만 정하고, 학교와 교사의 재량권을 확대하여 학교와 교사마다 다양한 교육이 가능하도록 하겠다. 절대 평가제를 실시하여 줄 세우기 경쟁을 없앤다. 뿐만 아니라 노동, 인권, 생태, 평화, 성평등, 다문화, 이해와 토론, 체험과 표현이 중심이 되는 문화교육을 강화하여 ‘경쟁과 배제’가 아니라 ‘상호 이해와 공존’의 가치관을 키우는 교육과정이 되도록 한다.


공약5. 학교자치를 실현하여 학교구성원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제고


  초중고등학교는 교직원회ㆍ학생회ㆍ학부모회를 법제화하고, 학교운영위원회를 의결기구화 한다. 대학은 교수회ㆍ학생회ㆍ직원회를 법제화하고, 대학평의원회를 의결기구화 한다. 학교 주체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학교운영과 관련한 의결기구를 설치하여 학교구성원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학교의 특성화 및 다양성을 제고한다.


공약6. OECD 수준의 교육여건을 갖춘다.


  한국은 OECD 가입국이지만 교육재정의 규모, 학급당 학생 수, 교사(교수) 1인당 학생 수 등 기본적인 교육여건이 매우 취약하여 OECD 가입국이라는 사실이 오히려 부끄럽다. 2012년 기준 12조원의 교육재정으로 학급당 학생수, 교사(교수) 1인당 학생수를 OECD 수준에 부합하도록 한다. 공립유치원을 확충하고, 1,300개 초중고등학교를 새로 만들며, 유초중고등학교 교직원 및 국공립대 교수를 8만명 증원한다.


  이를 통해 ‘작은 학교가 아름답다’는 진리가 한국 땅에 꽃피울 수 있도록 한다. 작은 학교와 교실(강의실)에서 아이들 하나하나와 교사(교수)가 관계를 맺을 때 아이에게 맞는 교육, 다양성과 창의성이 충만한 교육이 가능하다. 또한 이 과정에서 대학의 비정규직 교수를 정규직화 하여 대학교육의 질을 높인다. 비정규직 대학교수가 대학교육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는 한, 교수의 법정 정원이 70-80%에 머물고 있는 한, 대학교육의 질은 담보하기 어렵다. 재정지원이나 교수 1인당 학생 수 등 기본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경쟁을 강요하거나 ‘선택과 집중’이라는 이름으로 획일화를 부채질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공약7. 학생인권 보장


  아직도 학생의 인권은 교문 앞에서 멈춰 서 있다. 두발 자율화라는 헌법이 보장한 신체의 자유도 학교에서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인권 없는 교육은 교육이 아니다. 학생회 등 학교자치활동 보장, 체벌 금지, 신체의 자유 등 헌법 준수하기 등을 통해 학생인권이 보장되도록 한다. 그리고 만 18세에게도 선거권을 부여하여 학생과 청소년 또한 이 사회의 주요 구성원임을 천명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