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치

노회찬 지지자가 두 선거본부에 드리는 공개 질의

녹색세상 2007. 9. 12. 22:07
 

“노회찬의 명예회복 필요…… 답 없으면 표로 답할 것”


  저는 노회찬 후보를 지지했고, 레디앙 독자투고를 통해 지지의 글을 쓰기도 했던 윤성봉 입니다. 노회찬 지지자들이 대부분 그랬던 것처럼 저 역시 밤새 쓰린 가슴을 달랠 길이 없었습니다. 머리로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있지만, 솔직히 저의 가슴은 아직까지 다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실천은 머리와 가슴이 하나로 이어질 때 진정성도 생기고 힘도 생기는 법인데, 아직까지 머리와 가슴이 단절되어 있습니다.


쓰린 가슴 달래기 어려워

 

 


  저는 밤새 고민을 하다가 권, 심 캠프 모두에게 공개 질의를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 글은 노회찬 선본의 공식 입장과 전혀 무관하며, 글을 쓰면서 그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았습니다. 혹여나 글에 문제가 있거든 모든 돌은 저에게 던져 주십시오. 노회찬 선본 역시 부족한 점이 많았고, 분명히 냉정한 평가 과정이 진행되리라고 믿습니다. 이번 선거는 초반부터 노회찬 후보를 적대시하는 마타도어가 판을 친 과정이었고, 그 과정에서 노회찬 후보를 지지한 많은 당원들은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비록 단 한 번도 드러내지 않았지만, 노회찬 후보 역시 많은 상처를 받았으리라고 짐작해 봅니다.


  결선이 끝나기 전에 ‘정치’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의도적 왜곡과 인격적 모독, 그리고 폭력들이 반드시 극복되어야 합니다. 상처 입은 당원들의 자긍심이 회복되지 않으면 향후 대선 시기에 빨간 불이 켜질 거라고 직감합니다. 어쩌면 권영길, 심상정 후보 지지자들 역시 상처를 받았을 수 있고, 향후 충분한 치유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의 선거 과정을 지켜보면서 권영길, 심상정 캠프에 공식적으로 따져 묻고 싶었던 것들을 쏟아내고자 합니다. 당원 가입시킬 때 유행했던 말이 “노회찬 알지?”였고, 지역 행사나 선거 시기에 당원들 또는 국민들을 조직하면서 유행했던 말이 “노회찬이 오니까, 꼭 와!”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선거 때 노회찬 후보를 가장 많이 활용했던 사람들이 노회찬 후보를 가장 처참히 짓밟았습니다. 선거 전술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저는 한 인간으로서 자괴감마저 느꼈습니다. 양 캠프에서는 저의 공식 질의에 답변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답변을 하지 않으면 저 역시 제가 조직했던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그에 응당한 ‘표’로 답변하겠습니다.


먼저 권영길 선본에 공식적으로 질의합니다.


1. 노회찬 동영상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민주노동당 및 각종 노조 게시판에 돌아다녔던 동영상을 잘 아실 겁니다. 저는 두 개의 동영상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첫 번째 동영상은 “노회찬과 박홍, 과연 무엇이 다릅니까?”로 끝나는 것이었지요. 또 다른 동영상은 노회찬 후보가 “미선이, 효순이 투쟁은 비록 10만이었지만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발언했던 것을 아주 교묘하게 편집해서 보는 이로 하여금 ‘노회찬 후보는 투쟁을 경시한다’고 느끼게 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 동영상은 결코 개인이 제작할 수 없는 동영상이었습니다. 혹시 이 동영상을 제작하고 유포한 사람을 알고 있습니까? 그리고 동영상을 제작, 유포한 행위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더 중요한 질문입니다. 권영길 캠프에서는 이 동영상의 내용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조금 더 쉽게 질문하면, 노회찬 후보가 박홍 총장과 비슷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노 후보가 비판한 친북적 통일운동에 대해서는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십니까?


2. ‘노회찬 괴문서’ 유출 문제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레이버텍에 대한 질문입니다. <진보정치>에서 질의서를 작성했다가 삭제하게 된 경위는 잘 아실 거라 믿습니다. 노 후보가 사무총장으로 있던 시절 권영길 후보는 당 대표를 역임했었지요. 레이버텍 건과 관련한 권 캠프의 공식 입장을 듣고 싶습니다.


  더불어서 <진보정치>가 정보 공개 요청을 한 당원에게 이메일로 그 모든 내용을 전달했던 점, 백준 당원이 이 내용을 ‘노회찬 판도라’라는 제목으로 당 게시판에 올린 점 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뿐만 아니라 누군지 알 수는 없지만 ‘노회찬 괴문서’를 언론사 기자들에게 유출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계십니까?


3. 개혁신당 참여와 ‘비판적 지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개혁신당에 대한 질의입니다. 노 후보 본인은 전술적 오류였다고 자평한 바가 있고, 그 경험은 이후 진보정당 건설운동의 또 다른 동력이 됐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당시 개혁신당에 대한 참가 전술을 어떻게 평가하고 계십니까? 그리고 현재 권영길 캠프에는 이른바 ‘비판적 지지’의 입장을 가지셨던 분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비판적 지지’ 전술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4. 당의 통합과 분열의 기준이 무엇입니까.


  제가 선거운동을 하던 과정에 확인한 사실입니다. 노회찬 후보를 지지했다가 권영길 후보로 지지 후보를 바꾼 당원이었습니다. 그 당원은 “노회찬 후보가 당선되면 당이 분열된다고 들었다”고 합니다. 정말 노회찬 후보의 당선이 당의 분열로 이어질 거라고 믿습니까? 권영길 후보는 통합의 리더십을 자처하고 있는데, 과연 당의 통합과 분열의 기준이 무엇입니까?


심상정 선거본부에 공식 질의합니다.


1. 노 후보가 심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월권행위입니까.


  심상정 후보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결선에서 “노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당원에 대한 월권행위이며, 정파 투표를 반대해온 사람으로서 지지선언을 통해 나를 지지해온 분들을 강제하기는 어렵다”고 밝힌 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노회찬 후보가 심상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노회찬 지지자들에 대한 월권행위이며, 정파 투표를 부추기는 것입니까? 참고로 주변의 많은 노회찬 지지자들이 심상정 지지를 이야기할 때 저는 ‘당원에 대한 월권행위’가 아닌지, ‘강제하기는 어려운 게’ 아닌지 조심스럽게 고민해봤습니다.


2. 노회찬 후보의 진보정당 건설 운동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선거운동 과정에서 심상정 지지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노회찬은 신뢰하기 어렵다” “노회찬은 가볍다” 등의 평가였습니다. 그 구체적 근거로 ‘개혁신당’ 참여(표현은 주로 ‘꼬마 민주당 참여’로 했지요)를 이야기 했습니다.


  하지만 노회찬 후보가 한 평생을 바쳐서 진보정당 건설에 매진해왔던 사실은 거의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혹시 노회찬 후보의 지난한 진보정당 건설 운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를 하십니까? 또한 “노회찬은 신뢰하기 어렵다” “노회찬은 가볍다”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를 하십니까?


3. 노 후보에 대한 비방에 대해 평가 부탁합니다.


  앞서 권영길 캠프에 드렸던 질문을 다시 묻겠습니다. 박홍 및 100만 민중대회에 관한 동영상 제작 유포 행위, 동영상 내용에 대한 평가, 레이버텍 건에 대한 평가, 진보정치의 당원에 대한 질의 내용 공개, 누군지 알 수 없는 자가 노회찬 괴문서를 언론에 유포한 행위 등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부탁드립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권영길 캠프에 드렸던 1, 2번 질문을 참고해 주십시오.


4. 네거티브 캠페인에 대응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경선과정에서 이른바 ‘노회찬 죽이기’가 진행된 바 있습니다. 심상정 선본의 공식 입장 발표를 기대했지만 끝내 나오지 않았습니다. 심상정 선본은 당의 변화와 혁신을 만들겠다고 주장했지만 당을 죽이는 네거티브 앞에서 마땅한 대응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윤성봉 / 관악지역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