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

이랜드 사태를 보며 진정한 선교를 생각한다.

녹색세상 2007. 8. 1. 21:07
 

 

  

                                    세계 인권 규약

“노동조합의 파업을 공권력으로 파괴해서는 안 된다”


  이랜드 사태를 보면서 웬지 요새 한참 이슈가 되고 있는 탈레반 인질 납치 사건과 겹쳐져서 불편함을 감출 수 없다. 탈레반의 무고한 사람들을 납치, 살해하는 일은 어떤 명분을 대도 합리화될 수 없지만, 한편으론 그곳에 가서 이번에 납치된 사람들이 유독 순수한 봉사적 목적으로 간 것이라고 강조하는 대목에선 솔직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평소 이랜드 박성수 회장의 말처럼, 일자리도 만들고 그러면서 선교를 하는 목적으로 생각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오히려 봉사는 뒷전이고, 선교가 더 큰 목적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심이 드는 것도 개신교인들이 보이는 선교에 대한 강박관념(?)이 뇌리에 깊이 박혀 있기 때문이리라...


  이랜드 사태의 근본 원인은 역시 잘못 만들어진 비정규직 보호법이다. 여기서 그 법의 한계와 헛점을 짚는 건 의미가 없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고, 그 법이 태동하고 국회에서 유야무야 통과될 때부터 지적되어 왔던 일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 법을 악용하는 악덕업주들이 분명히 존재하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인들에게 善意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바보같은 생각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런 악덕업주를 가린다는 것도 무의미할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하느님을 믿는다는, 그래서 하느님을 위해 사업을 한다는, 또 교회에 연간으로 수백억을 십일조로 헌금을 한다는 박성수 회장이 그런 악덕업주편에 선다는 게 솔직히 어이가 없고, 도대체 하느님을 믿는 목적 자체가 의심스럴 지경이어서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이랜드 사태를 부른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불과 80억 정도면 된다고 하니 더욱 이해가 가질 않는다. 그 돈이면 교회에 헌금으로 낼 돈의 반 정도밖에 안된다. 자본주의 원리로 봐도 그 돈이면 충분히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고, 그에 딸린 가족들의 생존권을 지키고, 덤으로 직원들의 만족과 일에 대한 의욕으로 회사에 대한 애착과 사랑으로 더욱 열심히 일을 할 것이니, 매출도 더 늘어나겠고, 더우기 박회장은 윤리적 경영인으로 사회의 존경을 더 받게 될 것이며, 하느님도 설마 그로인해 헌금을 덜 받는다해도 오히려 더 기뻐하실 것인데 말이다.

 

  ▲서울지방노동청을 점거해 이랜드 사태에 대해 노동부의 무책임을 항의하는 인권운동 활동가들....


  난 개신교인들의 선교에 대한 집착과 강박관념이 결국은 비극적인 탈레반 인질 납치를 부른 원인이라고 생각하듯, 이랜드 박성수 회장의 선교에 대한 집착과 단순한 사고방식이 이랜드 비정규직 문제를 일으킨 원인이라고 본다. 그는 모든 걸 선교와 연관시켜 생각했고, 그 선교란 다름아닌 글자로 쓰인 성서구절과 허명뿐인 하느님과 연관시켜 생각하는 단순한 사고방식의 소유자다. 즉, 교회에 내는 헌금과 자선사업을 위해 쓰는 돈만을 하느님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그게 진정한 선교라고 생각한 셈이다. 그가 보지 못한 건 그의 회사에서 일하는 열악한 환경과 임금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생존권이 얼마나 절박한 것이며, 그게 그가 믿는 종교의 선교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보는 것이다.


  진정한 선교란 예수께서 가난한 사람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그들과 함께 하시고, 그들을 당시 기득권 세력이던 율법학자와 제사장들로부터 보호하시듯, 그렇게 사회적 약자들을 보듬어 안는 것임을 알았으면 좋겠다. 꼭 예수 믿으시오 하고 소리쳐 외쳐서 다른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준다해도 그게 하느님을 위한 일이라고 굳게 믿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감정 따윈 안중에도 없는 이기적인 개신교인들이 있는 한, 이랜드 사태나 탈레반 인질 납치 사건같은 일들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 진정한 선교란 어찌보면 조용한 일상공간 속에서 평범한 사람들과의 교류 속에서 일어나는 것이고, 그 속에서 감동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사진/한겨레신문,오마이뉴스 댓글 퍼옴)

 

  ▲진압 경찰에게 복부를 차여 실신한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