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국제

“미국은 피랍된 대한민국 국민들의 목숨을 책임져라”

녹색세상 2007. 8. 1. 20:34
 

아프간에서 피랍된 한국인 인질이 또 한 명 살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가운데, 민주노동당은 31일 오후 1시 반, 미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프간 피랍 사태의 책임이 있는 미국이 즉각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 광화문 미 대사관 앞에서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기자회견이 하고 있다. ⓒ 진보정치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는 여는 말에서 “민주노동당은 피랍 사태가 일어나자마자 즉각 철군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했고, 노무현 대통령이 인질이 되어서라도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며 “나머지 인질들도 목숨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안타까운 상황임에도 대한민국 정부는 아직까지 해결책이 없다”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이 문제의 본질은 아프간 전쟁을 일으키고 대한민국에 용병을 강요한 미국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지금 이 순간 우리나라 정부가 아무리 노력하고 국민들이 아무리 간절히 석방을 요구해도 미국의 책임 아래 억류하고 있는 탈레반 포로들을 석방하지 않는다면, 우리 국민들의 목숨이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한 문 대표는 “미국과 부시 대통령은 지금 억류되어 있는 대한민국의 스물한 명 국민들의 목숨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책임 있게 해결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하고, “아프간 파병, 이라크 파병에 동의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물론 대통령이 되겠다는 이명박 후보, 박근혜 후보를 포함해 정동영 후보, 손학규 후보도 이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정치연설을 맡은 김은진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파병한 대한민국의 국민은 언제든지 인질이 될 수 있고 미국은 대한민국 국민들에 대해서는 한 치의 걱정이나 배려도 하지 않아 대한민국 국민은 한 명, 두 명 죽어갈 것이라는 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운명이라는 것이 너무나 비참하고 분노스럽다”며 “패권전쟁에 동참하고 친미사대주의적인 대통령을 가지고 있는 한 대한민국 국민은 언제든지 인질이나 제물이 될 것이라는 게 대한민국 국민의 현실”이라고 가슴아파했다.

 

 △ 광화문 미 대사관 앞에서 민주노동당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진보정치


  김 최고위원은 “아프간 대다수 국민들이 전쟁을 멈추고 미국은 나가라고 하는데도 세계 테러를 확산하고 있는 미국이 테러의 주범이고 탈레반을 만든 주범”이라며 “그런 미국이 테러집단과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말도 안 되는 얘기만 하면서 남의 나라 국민을 학살당하게 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더 이상 미국이 우리의 우방이 아니라고 규정하며, 우리 운명에 간섭하지 말고 우리 국민들을 구출할 수 있도록 (탈레반)포로들을 석방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영순 국회의원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미국은 ‘한국민들은 안전하게 귀환되어야 한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할 것이 아니라 안전귀환을 위한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아프간 피랍 사태의 근본 원인은 미국에 있다. 만약 미국이 지금과 같은 입장을 고수하고, 침략전쟁이라는 도그마를 놓지 않는다면, 피랍된 한국인의 생존은 보장받을 수 없음이 자명하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은 이미 작년에 납치된 미국인을 살리기 위해 슬며시 자신들이 관리하고 있던 포로를 석방한 예가 있다”며 “‘테러범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며 협상 자체를 거부하는 태도는 미국이 피랍된 한국인의 목숨은 안중에도 없다는 증거가 될 뿐”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정부에도 “더 이상 변죽만 울리면서 미국의 눈치만 살필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 정부에게 인질 협상에 직접 나설 것을 당당히 요구”할 것을 촉구했다.

 

 △ 구호를 외치고 있는 이영순 의원, 문성현 대표, 김은진 최고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