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국제

학비, 생활비 지원하는 호주 미혼모 학교, '부러움'.....

녹색세상 2007. 7. 13. 00:44

  어린 미혼모들을 향한 우리 사회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이들 십대 미혼모들이 아기를 데리고 가까운 마켓에 갈 때조차 주변 사람들은 어린 미혼모들을 보며 수군거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학교를 다니는 십대 미혼모들의 현실은 더욱 절박해 친구들의 '특별한 시선' 때문에 대개 학교를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교육을 못 받은 미혼모들은 사회에 나가 일자리조차 얻지 못해 힘겹게 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현재 호주의 경우 이들 십대 미혼모들에게 멈춰진 정규 학교 교육은 물론 육아법과 요리 등 생활 지식 등을 가르치는 학교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더욱이 이 학교는 미혼모들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며 이들에게 필요한 학교 교육을 무료로 제공해 호주 미혼모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미혼모로써 학교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는 스테이시와 나오미 (오른쪽)

 

  남호주 애들레이드에 위치한 ‘파라왜스트 성인 학교’가 바로 그곳이다. 최근 그 현장을 찾아가 봤다. 미혼모들을 가르치고 있는 파라왜스트 성인 학교는 지난 1992년에 호주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세워졌다. 파라왜스트 학교는 현재 미혼모들에게 정규 학교 교육은 물론 기술 교육 (미용, 요리, 마사지, 재단 등)을 무료로 제공해주고 있다. 특히 이 학교는 미혼모들의 연령을 고려해 처음 이 학교에 입학한 어린 십대 미혼모들에게는 상담과 동시에 아기를 키울 때, 필요한 각종 생활 지식들 (육아, 요리 등)을 가르치고 있다.

 

  ▲학교 안에 있는 보육원

  ▲ 학교 도서관 안에 있는 아이들 놀이방


  십대 초반 어린 나이에 집을 나와 아기를 낳는 미혼모들의 경우 아기를 어떻게 키울지 그 방법조차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편, 미혼모들이 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동안 학교는 ‘산후 보조사’들을 이들 미혼모들의 집에 보내 이들 미혼모들의 어린 아기들을 돌보도록 한다. 학교 측의 배려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학비 면제는 물론 학교는 이들 미혼모들이 세상의 변화에 뒤처지지 않도록 컴퓨터를 무료로 제공하고, 더 나아가 무제한 인터넷 서비스까지 미혼모들의 집에 제공하고 있는 것.

 

  학교는 또한 캠퍼스 안에 아이 보육원까지 갖춰나 아침 7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이곳 학생들이 자신의 아이를 이 보육원에 맡긴 채,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아이들을 보육원에 맡기는 비용은 환화로 하루에 단돈 800원이다. 보육원 비용을 받는 이유는 “미혼모들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 최소한의 이용료를 받는다.”고 학교 측은 귀띔한다.

 

  ▲ 스쿨 버스로 미혼모들의 통학을 돕는 나오미 선생님


  현재2대의 스쿨버스 또한 학교 측은 운행해 학생들은 누구든 무료로 이 스쿨버스를 이용하며 학교에 올 수 있다. 현재 파라왜스트 성인 학교에는 약 70 여명의 미혼모들과 미혼부들이 공부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 학교에 미혼부들 역시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학생들의 학업 성취 욕구는 매우 높아, 학생들 중 약 90% 이상이 정규 교육 과정을 다 마친다. 특히, 지난해에는 이 학교 졸업생들 중 5명이 전문대학에 진학했고, 2명이 일반 대학에 진학할 정도로 학생들의 교육 열기는 매우 높다.


  파라왜스트 성인 학교 책임자인 앤 토마스 (53) 씨는 “미혼모들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세상과 독립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라며 이들에게 공부가 왜 중요한지를 필자에게 설명했다. 토마스 씨는 “십대 미혼모들의 마음을 진정으로 이해해주고 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담당할 몫.”이라며 파라왜스트 성인 학교의 설립 목적이 바로 이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미혼모로써 지금은 이곳에서 미혼모들을 가르치고 있는 나오미 (32) 역시 “16살 때 처음 아기를 가진 후 절망했지만, 이곳에서 다른 미혼모들을 만나며 삶의 의욕을 다시 찾았다.”고 말했다. 한편, 호주 정부는 현재 미혼모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한 채, 호주에 더 많은 미혼모 학교를 세울 예정이다. 특히, 이들 미혼모들의 어려운 경제적 사정을 감안해 학교 교육비를 전액 무료로 지원해주고 있으며, 매달 약 100여만 원의 생활비까지 지원해주고 있다. (호주 교민의 블로그에서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