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국제

야외에서 양부모들과의 하룻밤, 한국 입양아들

녹색세상 2007. 5. 20. 10:36

    

  오스테일리아로 3-4살 이후에 입양된 한국 아이들 대부분은 문화와 언어 차이로, 자라며 많은 혼란을 겪는다는 말을 전에 이곳 남오스테일리아에서 한국어 학교에 재직하며 입양아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시는 분에게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 문화를 조금이라도 습득했던 아이들은 이곳 호주 양 부모들이 아무리 잘 해줘도, 그들이 이곳에서 자라며 겪는 문화 차이는 매우 크다는 것인데요. 최근 오스테일리아로 입양된 아이들과 이들을 입양한 양부모들이 함께 ‘입양아들이 새로운 문화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을 체험하기 위해 이곳 애들레이드 동물원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행사가 벌어져 제가 직접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차에서 자기 짐을 찾고 있는 아이들

   동물원에 단체로 버스를 타고 도착한 호주 입양아들

 

  이번 행사에 봉사자로 나선 한국계 입양아

 

  오스테일리아로 입양된 아이들 서로 간의 정기적인 모임은 물론 입양아들이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도록 도와주고 있는 이곳 자선단체인 'East meets West'에 의해 주관된 이번 행사에는 5개 나라에서 온 총 20여 명의 입양아들이 참가했습니다. 이들의 연령층은 9-13살로 이들 중에는 Charlie (12살), Kaleb (11살), Harry (11살), Maxim (9살), Annie (10살) 등 한국인 입양아들도 5명이나 됐습니다. 행사에 참가한 입양아들은 동물원에서 하룻밤을 머무르는 동안 큰 방에서 20여 명의 아이들이 함께 자는 ‘공동 잠자리 체험’과 ‘바베큐 파티’, 그리고 ‘밤에 동물원 주변을 산책하는 나이트 워킹’, ‘아침에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는 일’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에 아이들은 참가했는데요.


  이번 행사에 참가하게 된 이들 한국인 입양아들은 하룻밤 동안 동물원 안에서 벌어질 여러 가지 행사들에 대한 기대가 무척 컸습니다. 특히, 이 날 인터뷰에 응한 칼렙 (11살)군은 "동물원에서 하룻밤 보내는 것이 어떨 것 갔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일단 냄새가 무척 많이 날 것 같다."라며 동물원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는 프로그램도 있어 무척 기대가 된다."라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또 다른 한국인 입양아인 찰리 (11살)군은 "실제로 보고 싶은 동물들을 만날 수 있어 무척 기대가 된다며 밤에 동물원 주변을 걷는 '나이트 워킹'이 가장 기대되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습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생각과 달리 이들 한국인 입양아들의 얼굴 표정이 무척 밝아 반가웠습니다. 하지만, 이 날 도우미로 행사에 참가한 한 한국인 입양아 출신 보조 교사 분은 기자의 인터뷰가 부담된다며 피하기도 해, 겉으로 드러난 입양아들의 모습과 달리 이들 마음 속에는 아직도 모국에 대해 응어리진 부분이 있다는 것을 전 깨달았습니다.


   한편, 이번 행사의 총 책임을 맡고 있는 켓 호프 (23)씨는 "입양아들이 한 곳에서 모두 만나 서로의 우정을 나누는 행사를 매달 마련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입양아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얼마나 쉽지 않은 것인지를 외부에 알리기 위해 이번 행사를 계획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문화와 언어차이를 최대한 줄여줄 수 있는 ‘국내 입양’이 왜 활성화되어야 되는지를 이번 행사는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주었는데요.


  이번 행사에 자신의 입양아와 함께 참가하게 된, 오스테일리아 양부모인 수잔 (40)씨는,  “호주로 입양된 아이들이 서로 한 곳에서 만나 자신들의 경험을 나누며, 훌륭히 자란 다른 나이 많은 입양아들로부터 좋은 조언까지 들을 수 있어 아이와 함께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며 이번 행사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호주 양부모인 산드라 (43) 씨 역시 “1997년에 2살 된 태국 아이를 한 명 입양했다.”는 그녀는 “아이와 함께 동물원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이 무척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2명의 입양아를 키우며 이번 행사에 참여한 호주 양부모 수잔씨

   오스테일리아로 입양온 아이들


  이번 행사를 주관한 'East Meets West' 측은 "이번 행사를 통해   오스테일리아로 입양된 아이들이 이곳 호주에서 자라며 겪는 문화 차이가 얼마나 큰 지를 많은 사람들이 깨닫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행사를 주관했다."고 말했습니다. 입양아들을 돕는 'East Meets West'는 이처럼 매달 다양한 이벤트를 만들어 입양아들의 호주 생활을 돕고 있는데, "이번 9월에는 애들레이드 인근 '테마 퍼즐 파크'로 3박 4일 동안 여행을 떠나 그곳에서도 입양아들이 함께 모여 다채로운 행사에 참여하게 될 예정.”이라고 이번 행사를 책임진 켓 씨는 말했습니다. 

  한편, 'East Meets West'는 현재 오스테일리아 정부로부터 매년 약 3만 달러의 정부 지원금과 개인 독지가들의 기부금 그리고 자원 봉사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운영되고 있는데, 올 6월부터 정부 지원금이 크게 줄어들 예정이라, 이들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절실한 형편이라고 합니다.

  ▲저 아이들을 해외로 보내지 않고 우리가 키워야 하지 않겠는가.....

 

  참고로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유럽은 국내 입양은 물론이고 해외입양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한지 이리 오래입니다. 아직 우리나라가 혈연 중심의 사회다 보니 입양을 꺼리는 것도 있겠지만 입양아에 대한 뒷받침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외국의 경우 입양아에 대한 양육비와 교육비는 물론이고 의료비도 정부에서 지원을 해 줍니다. 어린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입양해서 키우면 되도록 해 줍니다. 물론 다인종 국가다 보니 피부색에 대한 편견이 거의 별로 없는 사회적인 분위기도 일조를 하겠지만 국가 정책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우리나라는 입양아에 대한 지원금이 월 10만원에 불과합니다. 살인적인 사교육비를 감안하면 그야말로 ‘껌 값’에 불과하죠. 이래 놓고 무슨 국내입양을 활성화하겠다고 하는지 관료들의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표본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성인이 될 때까지 모든 의료비와 교육비를 정부가 부담하고 대학에 입학했을 경우 등록금 지원도 있어야 합니다. (민주노동당이 집권해 무상의료와 무상교육, 임대주택 공급이 이루어지면 당장 가능하지만....^^) 지원금도 현실화 하지 않으면 국내입양은 빚 좋은 개살구에 불과합니다. 외환위기 이후 경제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입양 신청 가정이 늘어나고, 자기 아이를 직접 키우려는 미혼모들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입양에 대한 편견이 줄어들고 기존의 혈연중심에서 ‘가슴으로 낳은 게 더 무섭다’며 기른 정을 더 소중히 여기는 우리 사회의 성숙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증거라 하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인구가 감소해 노동력 부족을 고민하며 ‘이민정책’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하자고 합니다. 한반도 전체 1억의 인구가 있어야 튼튼한 내수 시장이 자리 잡을 수 있다고 경제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말합니다. 필요하다면 이민을 받아 들어야 하고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정책도 전면 수정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보다 먼저 경제규모 세계 9위의 나라가 아직도 ‘고아수출 1위’라는 오명을 갖고 있는 현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사랑으로 어린 생명들을 키울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는데 정부가 조금만 지원을 한다면 해외입양을 얼마든지 줄일 수 있습니다. 1960년대 경제 규모만 해도 ‘무상교육, 무상의료가 가능하다’고 노태우 정권의 경제부총리가 말했습니다. 돈 타령 그만하고 예산의 효율적인 배분과 동족을 죽이는 살인무기 구입을 줄여 당장실현 가능한 인구감소를 막고 우리의 어린 생명들을 팔아먹는 짓은 그만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