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할머니 시절에는 정원에 꽃들이 피어 나고 있었어요
그 시절은 지나갔고, 이제는 마음만 남아있지요.
그리고 두 손에는 남아있는 것이 하나도 없어요.
누가 할머니를 죽였나요? 시간인가요?
아니면 이제 더 이상 세월을 보낼 시간이 없는 사람들인가요?
옛날, 할머니 시절에는 나무의 가지,
가지에 매달린 잎새, 그 잎새 위에서 노래하는 새들의 소리를
들을 만큼의 고요함이 있었어요.
불도저가 할머니를 죽였어요.
그리고 꽃들을 굴착기로 바꾸어 버렸지요
노래하려던 새들은 공사장 밖에 찾을 수가 없었죠.
그런 이유로 사람들은 당신이 잃은 것을 그리 슬퍼하는 건가요?
27년 전 5월 광주에서는 생각조차 하기 싫은 사건이 벌어졌다. 이제 피해자들은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데 가해자들은 아직도 아가리 꽉 쳐 닫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살인마 인간백정 전두환이 살고 있는 집 앞 길은 통행이 제한되어 있다. 이동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 왜 지금까지 그 길만은 통제를 받아야 하는지 일반적인 상식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원수를 용서하는 데는 전제 조건이 있다. 관련자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 지고 권력을 도둑질 해 모은 재산은 즉각 국고로 환수한 후 가해자가 먼저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죄를 빌어야 한다. 이것이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화해나 용서란 말은 입에 발린 소리에 불과하다. 어떤 분은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의 사랑을 따라 우리 민족을 침탈한 일본제국주의를 용서를 할 수는 있으나 결코 잊을 수 없다”고 했다. 피해자가 받은 상처는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준 단적인 표현이다. 이제는 말해야 한다, 80년 오월 광주에서 국민의 군대로 국민을 죽인 주범들과 직접 명령을 받은 자들은. 그렇지 않으면 죽어서도 무덤이 성하지 못할 것이다. 부관참시가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스페인의 독재자 프랑코 무덤 위에는 영원히 일어나지 말라고 5톤이 넘는 돌로 눌러 놓았다고 하지 않는가. 만약 내가 피해자라면 지금과 같은 상태에서 결코 용서할 수 없다. 피해자들의 상처가 어떨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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