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이 끝난 뒤를..... 대통령의 연극이 끝난 뒤를.....
우리에겐..... 이제.....
‘연극하지 않는’ 대통령 하나 있어야 하는 거 아닌지요?
산과 들에서... 공장에서... 조국의 하늘 아래서...
흙 묻은 손과 땀에 젖은 노동의 손이 빚어낸...
그런 대통령 하나... 말이에요?... ^^
대통령 하나
미군이 잡아준 터에 대한민국이 태어나고 마흔 몇 해 그동안
몇 십 년 동안 성조기 아래서 대통령도 서너 개 있었다 없었다 했다.
하나는 제 나라에 살지 못하고 남의 나라 섬으로 끌려갔다.
하나는 제 명대로 살지 못하고 총에 맞아 술잔에 머리 쳐 박고 죽었다.
제 집에 살지 못하고 절간으로 쫓겨났다.
대통령이 친애하는 국민여러분 그 한 사람으로
나 태어나고 자라고 마흔 몇 해
나는 왜 나를 친애까지 했던 그들을,
이를테면 이아무개 박아무개 전아무개 같은 자들을
대통령이라고 부르지 못하고
사기꾼 폭력배 정상배 매국노 반역자…
그 따위 이름으로밖에 기억하지 못하는가?
혹시는 내 입이 워낙 더러워서 그러는 것일까?
혹시나 내 출생이 워낙 천해서 그러는 것일까?
나 태어난 이 강산에서
아름다운 이름의 대통령 하나 갖고 싶다.
나 죽어 이 강토에 묻히기 전에
아름다움 추억의 대통령 하나 갖고 싶다.
자본가들 정치헌금이나
주둔군의 총구에서 튀어나오는 그런 것이 아니라
산과 들에서 공장에서 조국의 하늘 아래서
흙 묻은 손과 땀에 젖은 노동의 손이 빚어낸
그런 대통령 하나. (김 남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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