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점쟁이 같은 사람.....

녹색세상 2015. 4. 12. 08:14

 

노동당의 점쟁이라면 서울 은평의 조승현 동지라 감히 생각한다. 너무 예리해 주위 사람들이 놀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4년 전 통합독자 국면에서 알게 되었는데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을 봤다’면서 서로 인연이 맺어졌다.

 

 

그 무렵 조 동지는 혼자 전국을 다니면서 지역 당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성주 골짜기까지 찾아올 정도로 열정도 대단했다. ‘서울에서 보는 것 보다 지역 당원들의 소외감이 매우 크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진주 경상대에 근무하는 장상환 선생은 ‘당을 지키는 게 쓰라’며 적지 않은 돈을 챙겨 주셨다는 말도 들었다.

 

통합연대가 탈당한 후 녹사연의 전신인 녹색좌파네트웍이 결성되었을 때 ‘괜히 들러리만 선다. 이름 올리지 마라’며 만류하는 걸 ‘지켜보자’고 했는데 조 동지의 말이 틀린 게 하나도 없었다. 기존의 조직을 해산도 하지 않고 ‘녹색사회주의연대’란 새로운 간판을 내걸면서 김수영, 김선아, 정진우, 이수현, 윤희용 등 불편한 사람들은 빼 버렸다. 표결로 충분히 제압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귀찮아 할 정도로 정치력도 없었다.

 

‘누구누구는 곧 통합으로 돌아설 것’이라며 거명할 때도 ‘너무 하다’고 했는데 틀리지 않았으니 족집게 같은 그의 말을 믿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지역 선거에서 떨어지고도 부문 위원 전국위원인 된 경기 북부의 아무개 씨 부부가 ‘통합으로 돌아 설 것’이라 했는데 얼마 후 맞았다는 걸 알았다.

 

전국위원으로 혼자 당권파들과 맞설 때 ‘너무 한 것 아니냐? 집행부를 좀 도와주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전국위원회는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비판이 역할’이라며 힘겹게 싸웠다. 그렇게 힘들게 고생할 때 짐을 나누어지지 못한 게 너무 미안하다.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그러지 못했는데 조금만 신경을 기울였어도 괜찮았을 텐데, 조직실의 아무개가 여성 전국위원들에게 전화질 하는 등 의결에 개입했을 때 같이 분노하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

 

이런 그가 2년 전 대표단 선거 때부터 당에 미련을 버렸다. 정말 안타깝기 그지없다. ‘당을 지키는데 함께 하자’며 삼고초려가 아닌 육고초려도 마다하지 않은 건 그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다. 단점도 없지 않으나 진보좌파 정치에 관한한 조승현 만큼 원칙주의자는 아직 보지 못했다. ‘선배, 조 동지 닮아간다’는 말을 들으면서 불편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건 나로선 영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