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재창당이 완전 죽을 쑤었다. 장기성장 발전계획안이 전국위원회에서 부결되고, 강령 채택도 무려 5시간 가까이 난상 토론을 했음에도 겨우 자구 수정만 하는 정도에서 봉합이 되었다. 당명은 ‘녹색사회노동당’이란 원안이 2표 차이로 부결되어 대표가 번안동의를 요청하기도 했다. 일사부재의 원칙도 모른다는 핀잔을 받고도 남을 말을 했으니 욕먹을 작정을 하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당이니 정중히 사과를 하고 다시 준비를 하거나, 어떤 형태로든 정치적인 책임을 지는 건 당연하다. ‘인책사퇴란 말은 무책임하다, 당명을 바꾸지 않은 건 당을 하지 말자는 것 아니냐’는 탄식이 일리는 있으나 지금까지 진행된 과정을 곰곰이 되돌아보는 게 성찰하는 사람과 조직의 자세 아닌가? ‘강령, 당헌·당규, 장기성장발전계획’ 회의를 하면서 당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거나 참관권을 보장하려는 노력이 있었는지 돌아보자. ‘관심이 없다’며 무시한 게 이런 결과를 낳았다.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는 모두 녹음했으면서 재창당을 하면서 녹음했다는 말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다 만들어 놓고 설명회는 했지만 토론하면서 미리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 없었으니 준비위원마저 자구 수정을 하자는 어이없는 일도 벌어졌다. 인터넷을 통해 방송을 보면서 강령의 낱말 수정과정을 보고 있자니 정말 부끄러워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시민에서 군민이 나올 때는 뛰쳐나왔다’는 어느 대의원의 말처럼 토론과정은 정말 부끄러웠다.
그런 대의원들이 수정안인 무지개 사회당도 통과시키지 않았지만 녹색사회노동당이란 원안을 2표 차이로 절묘하게 부결시켰다. 이 의미를 찾지 않고 ‘무책임하다’는 말을 늘어놓는 선수는 활동가 자격이 없으니 집으로 가시는 게 좋다. 까놓고 말해 무지개사회당이 미칠 정도로 좋아서 ‘절차를 무시한 것’이란 소리 들어가면서 발의했는가? (사진: 권진회 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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