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의 내분이 갈수록 깊어 갑니다. ‘돈이라는 구체적인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탈당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참여계 쪽이 집단 탈당을 결의할 정도로 적극적이고, 경기동부와 같이 해온 인천연합이 절반은 탈당할 거라는 말도 들립니다. 사무실까지 구해 움직이더니 급기야는 ‘셀프 징계’라는 사상 초유의 꼼수까지 해대는 것으로 봐 탈당의 수순을 밟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숫자는 그리 많지 않겠지만 농민운동과 노동운동 일부도 같이 할 것 같습니다.
원래는 총선 결과를 바탕으로 민주당과 적당히 거래해 대통령선거에 같이 하는 것인데 이석기ㆍ김재연 사건 때문에 완전 꼬여 버렸습니다. 사정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동부가 자기 조직원을 끝까지 보호하는 걸 보니 거의 조폭 수준의 의리를 보여주는군요. 경기동부의 이런 행태는 ‘조직을 배신하면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는 것이기도 해 내부 단속 효과도 무시할 수 없으리라 봅니다. (명확한 증거는 없지만) 문제는 이른바 신당권파가 탈당해 당을 구성하겠다는 말을 미리 흘리면서 진보신당을 흔든지 좀 된 것 같습니다.
진보신당이 원외 정당인데다 지지율이 바닥이라 살림살이가 어려워 조직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으니 흔들리는 걸 비판만 할 수 없는 게 사실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노심이 주축인 통합연대와 통진당 신당권파에서 공식적으로 제안을 해 오지 않아 어떻게 할 것인지 밑거름이 전혀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이해관계 때문이라지만 명색이 정당을 같이 하려면 강령을 비롯한 코 앞에 다가온 대통령선거와 같은 주요 정치일정에 대한 기본적인 합의가 가능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죠.
저는 통합진보당의 혁신파와 함당을 진보좌파 정당을 함께 하려면 먼저 신자유주의 정책을 밀어 붙인 참여계와 결별을 선언하고, 인천연합이 실체를 공식 인정하는 정파 등록을 통해 공개하는 게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언제 ‘인천연합은 실체가 없다’며 엉뚱한 소리 한다면 어떻게 할 방법이 없죠. 그리고 노심은 조직의 결정을 무시하고 당을 뛰쳐나간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국회의원 임기 동안은 어떤 당직도 맞지 않고 백의종군하겠다는 걸 공식 선언하라고 요구한다면 무리인가요?
진보신당의 조직적 결정을 뒤엎고 나간 노심을 비롯한 통합연대가 이 정도는 받아들이는 게 최소한의 예의라 믿습니다. 이 정도도 요구하지 않고 ‘당을 같이 하자’는 건 간도 쓸게도 다 내주자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통합진보당 혁신파와 함께 당을 하자는 일부의 요구가 ‘노심조와 함께 하자는 미워도 다시 한 번’이 아니었으면 좋습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처럼 작년에 받은 상처가 지금 이 순간 바로 떠오르는 건 비단 저 혼자만은 아닐 것입니다.
'진보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런 대표 후보를 지지하고 싶다. (0) | 2012.12.28 |
---|---|
이제 노심조와 함께 할 수 있는가? (0) | 2012.09.13 |
통합ㆍ독자 논의를 또 해야 하는가? (0) | 2012.08.20 |
진보신당, 무엇을 바꿀 것인가? (0) | 2012.07.10 |
아직도 조용한 국회의원 총선거 결과 책임 (0) | 2012.0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