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계와 결별과 노심의 성찰은?
작년 통합 논의가 정리된 후 우려했던 게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국회의원 총 선거를 치른 후 결과와 과정에 대한 치열한 논쟁이 없었다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당 해산’이란 엄중한 현실 앞에 어떤 이야기라도 할 수 있는 토론의 자리가 있었다면 ‘새로운 진보좌파 정당 건설’을 눈앞에 둔 지금 이런 이야기가 다시 거론되지는 않을 텐데 말이죠. 아무리 생존의 문제가 걸려 있다지만 우리가 싫다고 뛰쳐나간 사람들과 다시 하자는 말이 나오니 의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 대구경북 탈핵연대 회의 중 “우리는 통합진보당 혁신파, 노동계 등 진보정치세력과 함께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지금의 정세는 각자의 정견, 정파의 이익을 앞세울 만큼 한가한 시기가 아닙니다.”는 제안문을 페이스북을 통해 보았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통합진보당의 혁신파는 조직의 결정을 무시하고 당을 뛰쳐나간 노회찬ㆍ심상정을 중심으로 한 통합연대와의 관계임을 우선임을 묻는다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이죠.
인천연합은 그런다 해도 참여당과 결별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 아닌가요? 그 후 노회찬ㆍ심상정ㆍ조승수를 중심으로 한 통합연대 성원들이 ‘조직의 결정을 무시하고 뛰어나간 행위에 대해 조직적인 성찰을 한다’면 함께 할 의사가 있는 동지들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고도 그들이 과연 우리와 함께 할 생각이 있느냐는 것이죠. 심상정 씨는 수시로 ‘연립정부에 참여한다’는 말을 하고 있는데 자신에게 무슨 이익이 된다고 뛰쳐나간 진보신당과 함께 하겠습니까?
진보좌파 정당 건설은 우리의 약속
새로운 진보좌파 정당 건설은 진보정당운동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우리가 지향하는 것이 자기중심적인 고립노선이 아니라 우리를 믿고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을 포기한 옛 사회당 동지들과의 약속이니 분명히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명색이 진보정당이 서로 약속한 것을 지키지 않으면서 세상을 향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유일한 길은 우리가 걸었던 길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이 성찰없는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어서는 안 됩니다.
자칫하다가는 떡 줄 사람은 생각도 하지 않는데 김치 국물부터 마시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음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심상정 씨는 지금도 연립정부 참여를 공공연히 말하며, 노회찬 씨도 별 차이가 없음을 잘 압니다. 이들이 당에 들어와 이러한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어야 하는데 과연 그럴지 의문을 갖는 이른바 독자파 동지들이 많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이런 문제를 제대로 짚고 넘어가지 않는다면 자칫하다가는 다시 노회찬ㆍ심상정의 손아귀에 놀아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저는 파벌을 가르는 걸 가장 싫어합니다. 진보좌파 정치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지만 지금까지 특정 정파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작년 통합 논의로 몸살을 앓을 때 제가 비록 독자파였지만 사람을 이리저리 나누는 게 진절머리가 났습니다. ‘제발 이 논의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순간순간이 살얼음판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통합파와 독자파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으니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덧 글: 대구에서 이와 관련한 모임을 한다기에 대구경북 탈핵연대 회의를 마치고 와 급히 이 글을 씁니다. 어떤 논의도 좋으나 아무리 우리가 가난해도 통합연대에게 구걸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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