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대표에 한명숙 전 총리가 당선되었다. 80만 명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흥행이 성공한 것은 축하할 일이다. 그렇지만 이번 선거는 아무리 참여한 사람이 많아도 그 정당의 틀을 바꾸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는 것도 함께 보여 주었다. 한명숙ㆍ문성근의 약진은 노무현의 부활로 친노 세력의 재취업일 뿐이라면 지나친 혹평인가? 문성근의 백만민란은 민주당에 대한 수혈일 뿐 그 이상일 수 없다는 건 거론할 필요조차 못 느낀다.
이학영과 김기식의 탈락은 통합민주당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고 해서 본질이 변했다고 보는 건 시민사회란 동네의 짝사랑일 뿐이란 증거다. 시민운동의 이름을 팔아 정치권에 편하게 입성하려는 자들이 이번 일을 어떻게 포장할지 두고 볼 일이다. 한명숙 대표는 한미FTA를 밀어 붙일 때 국무총리로 회담장을 원천봉쇄한 책임자로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닌가? 평택 대추리에 미군기지 확장을 위해 평시임에도 불구하고 군 병력을 동원해 시민을 상대로 작전한 것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의 기본 입장이 한미FTA폐기가 아니라 이명박 정권이 밀어붙인 한미FTA개정에 머물 수 밖에 없는 태생적인 한계가 바로 여기에 있다. 보나마나 친노 세력은 당분간 노무현 유훈 통치를 하며 관정치를 할 것이다. 이는 자신들이 저지른 사회 양극화를 해결할 의지가 전혀 없다는 걸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다. 공공부문에 2년 이상 근무하면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시킨다는 발표가 있었다. 민주당이 비정규직 문제를 ‘잘못된 정책’이라며 사과하지 않는 것은 집권했던 정당의 자세가 아니다.
삼성을 노무현 정권과 연결시킨 건 노무현의 핵심 참모인 이광재란 건 어지간한 사람들은 안다. 한미FTA의 배후에 삼성이 있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고. 정말 통합민주당이 살아남으려면 ‘한미FTA폐기’를 당론으로 채택하고,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조차 접근하지 못 하도록 회담장에 ‘무현산성을 쌓은 걸 잘못했다’고 고백해야 한다. 한미FTA를 폐기하지 않고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이명박 심판만 파는 건 노무현 유훈 통치일 뿐이다. 우린 신자유주의자 노무현의 부활을 절대 원하지 않는다.
덧 글: 진보신당에서 보수정당으로 날아간 박용진이 탈락한 것은 눈 여겨 봐야 한다. 정치철새는 필요 없다는 게 증명되었다. 통합진보당의 미래도 바로 보인다. (사진: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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