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04년 민주노동당을 찾았습니다. 제 연배의 활동가들 중에는 엄청난 늦깎이지요. 입당하고 보니 40대 초반의 후배들이 지역위원장을 맡아 열심히 활동하는 게 그렇게 보기 좋아 틈나는 대로 밥도 같이 먹고 막걸리도 마셨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것 말고는 없었습니다. 결혼 후 먹고 살면서 형편껏 후원만 하는 저에게 ‘원내 진출을 하는 진보정당의 당원은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오랜 세월 진보정당 활동을 한 친구의 권유에 그냥 입당을 했을 뿐입니다. 자주파도 잊어버리고 살았습니다.
분회 모임에 나오라고 해 나갔고, ‘대의원 할 사람이 없는데 좀 하라’고 해 머리 수를 채웠을 뿐입니다. 그렇다고 ‘평소 특별당비 내 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들은 기억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운동만 해서 그런지 ‘직업군인들이 세상 물정 모른다’는 걸 조금씩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다가오는 총 선거가 매우 불리한데 이를 극복하려면 노심조가 잔뜩 부풀려 놓은 정치 거품을 하루빨리 제거하고, 새로 입당하는 분들이 진보신당에서 정치적인 전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됩니다.
정치적인 전망이 안 보이는데 누가 입당하려 들겠습니까? 특정한 개인의 헌신만 기대하던 시절은 이제 지나갔습니다. 전망이 있다고 판단한 분들이 와서 활동할 수 있는 여건부터 조성해야 합니다. 그건 오래 활동한 당원들이 의자를 비워 놓아야만 가능합니다. ‘우리가 있으니 당신은 당비나 열심히 내라’고 하면 더 내고 싶은 마음도 사라져 버리는 게 인지상정이지요. 우리 진보신당이 성장하려면 경험이 풍부한 활동가와 정치적인 전망을 갖고 새로 들어온 분들이 결합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어떤 분야든 처음부터 날고뛰는 사람은 없습니다. 당장의 편리함 때문에 경험자부터 찾는 풍토는 바꾸지 않으면 안 됩니다. 부족하면 경험 있는 사람들이 거들어 주거나 경험 쌓을 기회를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젊음을 바쳐 세상을 바꾸기 위해 운동한 것이 귀한 건 맞으나 훈장이나 기득권이 된다면 도태되고 맙니다. 오래도록 운동한 활동가들이 먼저 양보해야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옵니다. 정치적인 전망을 가진 사람들이 들어오지 않으면 외톨이가 되고 만다는 걸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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