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4대강 파괴 현장’에서 국회의원 폭행도 방치한 경찰

녹색세상 2010. 7. 24. 00:57

국회의원이 멱살을 잡혀도 방치하는 대한민국 경찰


‘4대강 파괴 중단’을 외치며 경기 여주시 이주보 공사 현장에 환경운동활동가들이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그런데 현장을 방문한 국회의원이 멱살을 잡히는 등 폭행을 당해도 관할인 여주경찰서는 방치했다. ‘6.2지방선거’ 결과를 보고도 이명박 정권을 향한 충성만이 살 길이라고 착각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이 쯤 되면 머리 굴리는 게 경찰인데 독재의 유전자를 타고난 집단이라 그런지 헌법기관에 대한 기본적인 예우는 커녕 상식 이하의 짓을 하고 있다.

 

▲ 환경운동연합 상근자 3명이 7월 23일 오후 경기도 여주 4대강 사업 한강 제3공구 이포대교 옆 이포보에 올라가 ‘4대강 파괴 중단’을 요구하며 이틀째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과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이 농성자들을 만나기 위해 공사현장으로 들어가려 하자 4대강 파괴를 찬성하는 한 시민이 의원들을 밀치며 진입을 막고 있다. (사진: 오마이뉴스)


관할인 여주경찰서 상황실장에게 전화를 했더니 대답은 ‘역시나’였다. 정확히 7월 23일 11시 23분부터 7분 55초 상황실장과 통화를 했다. 오마이뉴스에 나온 걸 이야기 했더니 ‘대한민국 언론을 어떻게 믿느냐’고 하기에 ‘그러면 오마이뉴스에 정정 보도를 요구하라’고 해도 엉뚱한 소리만 했다. 유원일 의원이 멱살을 잡힌 장면을 이메일로 전송하겠다고 이야기해도 상황실장은 엉뚱한 자기 말만 해대었다. 거기에다 반말 짓거리까지 해대니 가관이었다. 이런 경찰공무원은 내 생에 처음 본다.


이명박 정권의 권력 누수가 급격히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 향한 과잉 충성’이 도를 넘치고 있다. 민심이 달라지면 최소한 보험이라도 들건만 이렇게 무식한 경찰간부는 너무 귀해 연구 대상이다. 이와는 달리 현장에 나온 전경중대장이 전령이 펴 준 우산 밑에서 뒷짐을 지고 있는 것을 경기지방경찰청 감사관실에 제보를 하자 ‘인터넷을 통해 봤다’면서 ‘해당 부대에 대한 조치 결과를 알려 주겠다’며 전화번호까지 물었다. 같은 경찰 공무원인데 이렇게 다른지 정말 의문이다.

 


‘대한민국 언론을 어떻게 믿느냐’는 여주경찰서 상황실장


여주경찰서 상황실장은 공무원은 업무와 관련한 민원에 대해 답변할 의무가 있다는 기본도 모르는 모양이다. 실적위주로 닦달을 해 고문까지 불러일으킨 조현오 서울경찰청장과는 달리 윤재옥 경기청장은 “경기경찰이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하는 데 치중한 경향이 있었음을 자성한다.”고 말한 것 과는 반대다. 경기지방경찰청장의 지휘나 지시가 여주경찰에는 전혀 미치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국민의 세금으로 먹고 살아가는 공무원이면 국민들이 따가운 비판도 들어야 한다.

 

▲ 7월 23일 오후 경기도 여주 4대강 파괴 한강 제3공구 이포대교 옆 이포보 공사현장 앞에서 4대강 사업을 찬성하는 지역주민과 반대하는 시민과의 충돌이 벌어지자 경찰과 의경들이 몸싸움하는 과정을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다. 작전 중임에도 의경이 씌워준 우산을 쓰고 있는 지휘관의 꼴이 가관이다. (사진: 오마이뉴스)


그게 국민의 혈세로 밥벌이 하는 자의 기본자세다. 그런데 말을 들을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현장에 나간 경찰도 고생한다’는 말만 하려면 경찰공무원으로 근무할 이유가 전혀 없다. 경찰서 상황실장이라면 당직 근무자 중 최고 상급자로 서장을 대신하고 업무와 관련한 책임도 진다. 듣기 싫은 소리 한다고 통화 중 굉음을 흘려 소리를 듣지 못하게 하다 끊어 버리는 상식 이하의 짓거리도 자행했다. 경찰서 당직 책임자의 자리가 얼마나 높기에 이렇게 간댕이 부은 짓거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독재의 유전자’를 타고 난 인간이라 어쩔 수 없을지 모르나 21세기 대한민국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자다. 공무원은 권력의 주구가 아니라 국민을 섬기는 집단이다. 경찰의 임무 역시 ‘권력의 시녀’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것은 상식 아닌가? 시대가 변했으니 독재의 유전자를 타고난 이런 자들은 역사의 박물관에 쳐 박아 넣어야 한다. ‘대한민국 언론을 믿을 수 없다’는 여주경찰서 상황실장의 말을 오마이뉴스에 그대로 알려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