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와서 앞산꼭지의 공금을 들먹이느냐고?
뜬금없이 ‘지금 와서 앞산의 재정 문제를 꺼내느냐’고 하는 이들이 있을 줄 압니다. 사실을 안 후 바로 문제 제기를 해 바로 잡으려 했으나 당사자가 재판에 회부되어 있어 ‘엉뚱한 문제로 번질 수 있다’며 미루자고 해 그렇게 되었습니다. 저는 쉰줄이 넘은 지금까지 가장 치사하고 상종 못할 인간을 꽂으라면 ‘조직 내부의 폭력’과 ‘공금횡령’을 한 자입니다. 폭력에는 언어폭력과 상대에 대한 비하도 포함됩니다. 모든 폭력의 가해자는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괴롭힙니다.
그러기에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약자에 대한 폭력이 여러 사람이 있는 곳이 아니라 은밀한 장소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더욱 모르기 마련입니다. 그러기에 피해자는 가슴앓이를 할 수 밖에 업습니다. 개인끼리 거래를 하다 형편이 여의치 못해 돈을 제 때 못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머니에 돈이 있음에도 안 주는 인간에게는 욕을 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당사자 간에 해결해야 할 일이니 남이 거론하는 것은 사생활 침해라 봅니다. 그렇지만 공금은 다릅니다.
작년 앞산꼭지 회계를 맡은 사람이 제 때 인수인계를 하지 않았습니다. 자꾸만 미루는 것을 보고 ‘재정사고가 났다’는 직감이 들더군요. 앞산의 마지막을 지켜보겠다는 사람들 앞에서 약속을 하고도 몇 차례나 미루어졌는지 모릅니다. 늦게 자료를 넘겨주고도 ‘늦어서 미안하다’는 말은 커녕 엉뚱한 소리를 하는 걸 보면서 어이가 없어 황당하기 그지없더군요. ‘똥뀐 놈이 성 낸다’는 속담이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것 같다는 걸 알았습니다.
넘겨받은 자료를 혼자 확인하는 것 보다 둘이 하는 게 정확할 것 같아 제가 먼저 확인을 했더니 서너 군데 착오가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장부 정리를 제 때 하지 않았다는 걸 확연히 알 수 있었습니다. 놀란 것은 하루에 30만원, 40만원, 30만원 씩 인출한 게 몇 건이나 있었는지 모릅니다. 사용처가 없으니 명백한 공금유용이죠. 돈을 좀 만져본 지인들에게 물어봤더니 “자기가 썼으면 늦어도 2~3일 후에 정리한다. 이건 엉뚱한 곳에 쓴 것 같다”는 게 공통적인 이야기였습니다.
보름날 절값은 생명을 지키라는 명령이 담긴 것
공금을 함부로 빼내 어디에다 쓰고 다시 입금한지는 당사자가 정확히 알겠지요. 더 놀랄 일이 있습니다. 정월 대보름 행사 때 수입과 지출의 흔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행사 때 준비물은 전날 다 마련했고, 그 영수증도 몇 번이나 확인했지만 보름날 절값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풍물패와 극단에 전달한 금액은 30만원 밖에 안 된다고 여러 사람이 들었습니다. 제가 사진 찍으면서 본 절한 사람이 제법 되는데 수입 자체가 없어 몇 번이나 검토하고 여럿이 같이 확인했습니다.
아마 이런 사건이 제가 몸담고 있는 당에서 벌어졌다면 재판 여부와 관계없이 바로 당기위원회에 제소를 했을 겁니다. 재정사고와 재판은 전혀 별 개의 문제이니까요. 회의 때 이 문제를 얘기 했더니 “재판을 받고 있는데 미루자”고 해 더 이상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 저는 “재정 문제와 재판은 별개다. 내게 일임하면 정리하겠다”고 했지만 반대 여론이 있어 양보를 했습니다. 내용증명 몇 통 오가고 답변하지 않을 경우 공개해 버리면 깔끔하죠.
너무 황당한 일이라 술자리에서 “앞산의 절값이 행방불명된 사고가 벌어졌다”고 했더니 “그런 일을 형님이 왜 그냥 두었느냐.”는 후배의 말에 그냥 쓴 웃음을 짓고 말았습니다. 정월대보름날 절값은 앞산을 지키자는 많은 분들의 염원이 담긴 것이라 개인이 함부로 하면 안 되는 귀한 정성입니다. 그런 소중한 것을 함부로 한 것에 대해 저는 엄중히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려 1년 가까이 기다렸으니 저도 참을 만큼 참았습니다.
개인의 돈이면 거론할 이유도 없거니와 거론하는 것 자체가 큰 결례이죠. 다른 사소한 일은 증거가 없어 치사하게 여길 것 같아 꺼내지 않겠습니다. 그렇지만 정월대보름날 수 많은 분들의 정성이 담긴 절값의 행방은 확인하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냥 넘기는 것은 종양을 키울 뿐 서로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다소 불편하지만 진실을 말하는 것은 생명을 지키기 위해 만난 소중한 인연이 무엇보다 귀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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