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권의 용병 김재철 사장 저지를 결의한 MBC노조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MBC노조)가 김재철 MBC 신임 사장의 출근을 저지한다. MBC노조가 결성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26일 “오늘부터 낙하산 사장의 출근을 원천봉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27일부터 시작되는 사흘 연휴 기간에 비대위 집행부가 비상근무에 나서고, 월요일 밤부터 철야 농성에 돌입해 새벽 기습 출근에 대비하기로 했다. 다음 주 화요일 사장의 공식적인 첫 출근 일에는 지역 조합원까지 가세해 대대적인 출근 저지 시위를 벌인다.”고 밝혔다.
▲ 300여 명의 MBC 노조원들이 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비상총회에 참석했다. (사진:MBC 노조)
MBC노조는 26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MBC 본사 1층에서 '낙하산 사장 저지와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앞서 MBC 대주주인 방문진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최종후보 3명에 대한 면접심사를 거쳐 김재철 청주 MBC 사장을 MBC 새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이날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리는 MBC 주주총회에서 사장으로 공식 선임된다. 취임식은 다음달 8일이며, 임기는 내년 2월 주주총회까지다.
이명박 정권에 충성 맹세한 김재철 사장의 무리수
한편 김재철 신임 MBC 사장은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위험성을 경고한 ‘PD수첩’의 진상조사를 할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될 전망이다. 또 단체 협약 내용도 수정할 것이라고 밝혀 노조와의 갈등이 불거질 것을 드러냈다. 26일 한상혁 정상모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에 따르면, 김재철 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방문진 사무실에서 열린 사장 최종후보자 면접에서 △<PD수첩> 진상규명위원회 구성 △단체협약 개정 등을 향후 계획으로 밝혔다.
▲ 김재철 MBC 신임 사장의 환한 웃음. 저 웃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본인이 아는지 모르겠다. (사진:미디어 오늘)
한상혁 이사는 “발표문에 PD수첩 진상규명위원회와 외부 인사 도입 내용이 있었다”며 “김 사장에게 ‘취재 원본을 공개하는 것은 민감한 문제다. 김 사장이 너무 쉽게 접근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지금 가지고 있는 생각”이라며 “PD수첩이 정당했는지 내부적으로 점검하자는 것이다. 내부적으로 한번 정리해보자는 것”이라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박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단체 협약과 관련해선 정 이사는 “김 사장이 면접에서 단체 교섭을 개정하겠다는 뜻은 분명히 밝혔는데 어떤 조항을 개정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답변은 없었다.”며 노사 관련 내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김 사장은 “불법 파업은 용납 않겠다”고 면접에서 말한 것으로 전해져 노조와의 갈등은 더욱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김 사장이 밝힌 내용은 여당 추천 방문진 이사들이 거듭 주장해 온 것이다. 이 같은 내용에 대해 MBC 내부의 반발이 거셀 수 밖에 없다.
‘PD수첩’ 진상규명위의 경우 결국 현 정권과 각을 세운 비판 프로그램에 대한 '옥죄기'로 비춰질 것으로 보인다. 단체협약의 경우 현재의 국장 책임제를 본부장 책임제로 수정하는 것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여당 쪽 방문진 이사들은 “MBC 단체협약을 보면 사실상 국장 인사를 노조가 좌우하는 구조로 돼 있다”며 “방송법이 경영진에 부여한 권한을 실질적으로는 노조가 행사하는 셈”이라는 억지를 부려왔다.
반면, MBC 노조는 지난 1988년 9월9일 체결된 단체협약 가운데 국장책임제를 명시한 제23조가 생기게 된 배경에 대해 “정부의 눈치를 보는 경영진으로부터 방송 편집과 제작을 분리해야했다”고 반박한 바 있다. 결국 김재철 사장이 두 사안을 추진할 경우 노조와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두 사안을 거듭 요구해온 이명박 정권 핵심과의 관련 의혹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권의 용병을 자처한 김재철 사장과 공영방송 사수를 위해 총파업을 선언한 노동조합과 충돌은 불가피하다. 아래는 이날 밝힌 성명서 전문이다. (미디어 오늘 인용)
권력의 나팔수로 정권을 찬양하며 살 순 없다.
마침내 MBC에 낙하산 부대가 내리 꽂혔다. 이명박 정권이 언론 자유를 유린한지 꼭 2년, 뉴 라이트 점령군을 투입해 방문진을 MBC 장악의 전진 기지로 삼은 지 꼭 일곱 달 만이다. 특보 사장을 내세워 YTN의 양심에 수갑을 채우고, KBS를 정권의 놀이터로 만든 이명박 정권이 드디어 공영 방송, 민주 방송의 심장에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다.
침략의 역사는 불행히도 부역의 역사다. 김재철 사장, 그는 부역자로 나서지 말라는 후배들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결국 정권의 용병을 자처했다. MBC 사장이라는 순간의 탐욕에 눈이 멀어 이명박 정권의 MBC 장악에 앞장 설 칼잡이로 나선 것이다. 그의 칼끝은 권력에 복종하고 정권을 찬양하라는 협박과 함께 후배들의 양심을 가차 없이 베어 낼 것이다. 진실을 원하는 국민들의 눈과 귀에 거짓과 어둠의 장막을 드리울 것이다.
그러나 침략의 역사는 또한 저항의 역사다. 방송을 정권의 나팔수로 만들려는 낙하산 용병들이 투입된 자리에는 어김없이 언론 자유의 새 희망이 자라고 있다. 이명박 정권의 집요한 탄압에 처절한 투쟁으로 맞선 YTN이, 새로운 노조와 함께 위대한 반란을 시작한 KBS가 이를 웅변하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마침내 침략의 역사는 승리의 역사다. 우리는 황선필ㆍ김영수ㆍ최창봉ㆍ강성구를 비롯해 MBC에 투하된 수많은 정권의 하수인들을 목숨 건 총파업 투쟁으로 몰아낸 승리의 역사를 갖고 있다.
그렇다, MBC는 낙하산의 무덤이다. 이제 우리 여기에 세울 또 하나의 비석을 준비하려 한다. MBC는 외롭지 않다. 앞에는 먼저 싸움을 시작한 YTN과 KBS 동지들이 있고, 뒤에는 언론 자유의 마지막 희망을 지키려 모여드는 국민들이 있다. 이에 우리는 우리 모두의 결연한 의지를 모아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하나. MBC를 정권의 채널로 만들려는 김우룡을 비롯해 방문진을 점령한 공영방송 파괴 5적들은 당장 국민에게 석고대죄하고 물러가라. 정권의 압력에서 자유로운 인사들로 방문진을 새로 구성하지 않고서는 결코 MBC의 독립성과 공영성을 지킬 수 없다.
하나. 방문진의 용병을 자처한 김재철 사장은 MBC 사장자리를 얻기 위해 이명박 정권에게 무슨 약속을 했는지 고백하고, 황희만 윤혁 이사와 함께 지금이라도 자진 사퇴하라. 그러지 않으면 MBC 사옥만 맴돌다 쫓겨난 이명박 정권의 낙하산으로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하나. 이명박 정권과 방문진의 MBC 장악 음모에 맞서 총파업 투쟁을 결의한 우리 2천여 MBC 조합원들은 모든 것을 걸고 공영방송 MBC를 지킬 것이다. 단호하고 끈질긴 투쟁으로 반드시 공영방송 5적과 낙하산 경영진을 몰아낼 것이다.
권력에 짓밟힐지언정 권력의 노리개가 될 수는 없다. 영혼을 팔고 정권을 찬양하며 살 수는 없다. 더 이상 무슨 명분이 필요하겠는가? 자 이제 결전에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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