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주권운동

이명박의 MBC 낙하산 김재철…천막 사무실에서 충성 과시

녹색세상 2010. 3. 4. 01:33

이근행 노조위원장 ‘이게 무슨 개그콘서트인가?’

출근 저지에 맞선 MBC 낙하산 김재철의 ‘무한도전’


본관 진입이 어려워진 김재철 MBC 신임사장은 ‘천막사장실’로 이동해 SBS의 남아공월드컵 독점중계에 대한 이사진의 업무보고를 받았다. 그야 말로 이명박의 나팔수로 MBC낙하산으로 충성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정말 ‘개그콘서트’라 직업을 바꾸는 게 맞다. 너무 웃겨 웃기는 게 직업인 희극배우들의 생계가 위태로울까 걱정이다. 노조 집행부는 김 사장의 본관 진입 저지 후 회의를 통해 김 사장이 노조의 동의 없이 사장 업무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을 했다.

 

▲ 김재철 사장이 3일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주차장에 마련된 천막에서 업무보고를 받는 도중에 MBC 이근행 위원장(왼쪽)이 들어가 김 사장의 천막설치와 업무보고에 항의하고  있다. (사진: 미디어오늘)


지금까지 4번의 낙하산이 MBC에 떨어졌지만 김재철 같이 천막에서 업무를 시작한 경우는 없었다. 오전 9시 반 경 MBC 노조집행부 10여 명은 업무보고가 진행되고 있던 ‘천막사장실’에 진입해 김 사장의 업무를 막았다. 이근행 노조위원장은 “이게 무슨 개그콘서트인가”라고 호통 치며 “이렇게 하면 진정한 '일꾼'이구나 감탄해줄 것으로 생각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그는 “김 사장의 행위는 쇼에 불과하다”며 “국민들은 사측의 정치적인 제스처에 속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MBC를 반드시 권력으로부터 독립시켜 내겠다”며 노조원들을 설득했다. 그는 “MBC의 브랜드가치에 대해 먼저 생각하라”며 “회사의 간판인 사장이 사무는 볼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후배들의 말대로 MBC의 공영성을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내겠다”며 “이것은 남자로서의 약속이며 MBC를 위해 인생을 바쳐 일할 각오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전과 14범 정권의 낙하산이 웬 사나이 타령을 하는지 모르겠다. 정말 김재철에게 남자의 지조가 있는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

 


외부 취재조차 막은 MBC 낙하산 김재철


이에 대해 노조집행부는 노조의 요구를 회피하는 대답이라고 반박했다. 노조집행부 측 신용우 교섭쟁의국장은 “김 사장의 답변은 본질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진정성이 있다면 천막은 방문진 앞에 치고 먼저 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장수가 앞장서야 사병이 따라 갈 수 있는 것인데 노조와의 대화는 피하고 업무보고를 강행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20여분동안 계속되던 설전은 노조집행부가 일단 천막 밖으로 철수하고 중단되었던 업무보고가 재개됨으로써 일단락되었다.

 

 


남은 업무보고를 마치고 천막을 나선 김 사장은 오전 10시 20분경 안전업무부 직원들의 호위 속에 차를 타고 MBC를 벗어났다. 한편 이날 MBC는 외부취재진에 대한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나섰다. 기자들의 본관 출입은 완전히 통제되었고 일부 사진기자들은 정문 출입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한 기자는 “언제부터 MBC가 기자들의 취재를 이렇게 막기 시작했느냐”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외부에 보도가 나가는 걸 두려워 하고 있다는 증거다.


차에 오르던 김 사장은 언론의 보도를 차단시킨 조치에 대해 “나는 모르는 일”이라며 오리발을 내밀었다. 또 천막 설치를 직접 지시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켰다. 자기 말처럼 남자답게 할 말 하면 될 일을 모르쇠로 일관하는지 모르겠다. 오전 11시경 ‘천막사장실’에는 전기선이 이어지고 전화기가 설치되었다. 천막사장실 출근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방침으로 해석된다.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문화방송노동조합의 싸움은 계속 될 것이다. 병역 기피한 이명박이 낙하산 부대를 너무 좋아하다 큰 코 다칠 날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