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앞산 달비골과 산골에서 느끼는 소통의 기운

녹색세상 2010. 2. 18. 09:47

아름드리 상수리나무 숲으로 우거진 앞산 달비골을 건설자본과 삽질정권의 탐욕이 쓸어버렸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와서 ‘같아 살아요’라며 울어대던 이름 모를 새들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져 한 동안 마음이 뒤숭숭해 아무 것도 하기 싫어 가만히 있었습니다. 가보면 더 속이 상할 것 같아 가지 않았는데 어떻게 쓸어 놓았는지 조만간 가 보려합니다. 파괴한 현장을 지켜보는 것도 우리들의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앞산에 있을 때는 수시로 하던 복식 호흡을 수시로 했습니다. 산골로 온 후 바뀐 환경 탓인지 미루다 보니 한 달 넘게 못했는데 다시 시작했습니다. 처음 몇 일은 다리에 쥐가 나서 가부좌를 틀고 얼마 앉아 있지 못했습니다. 10여 분만 지나도 쥐가 나 불편하던 다리가 복식 호흡을 계속하면 차차 풀리는 것을 느낍니다. 처음 경험해 보면 신비하기만 합니다. 몸에 통증이 있거나 불편한 부위는 뭔가 막혀 있다는 느낌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정교하기 그지없는 몸의 반응이지요. 성서 창세기 창조설화에 나오는 ‘하느님의 모습대로 인간을 지었다’는 고백이나, 유물론에서 ‘사람은 물질이 낳은 최고의 산물’이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인가 봅니다. 막힌 곳이 불편하다고 바로 자세를 흩트리거나 호흡을 그만두면 좋아지지 않지만 참고 호흡을 계속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시원해집니다.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몸이 달라진다는 것이죠. 의자에 반듯하게 앉아 있지 않고 다리를 좀 꼬았더니 오른쪽 골반이 불편해 지더군요.


작정을 하고 가부좌를 틀고 복식호흡을 시작했습니다. 3~40 분이 지나자 불편하던 골반과 허리 쪽이 시원해지면서 다리의 쥐도 풀렸습니다. 막혀 있던 쪽 기의 소통이 시작되었다는 증거지요. 자기 혼자 일 경우는 당사자의 노력 여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여럿일 경우 서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어느 한 쪽이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상대가 거부하면 서로 소통은 불가능합니다. 그렇지만 서로 노력하면 바로 소통이 됩니다.


‘상대가 나와는 다르다’는 차이를 인정하면 되죠. 나아가 상대를 존중하면 더욱 원활하게 소통이 되겠죠. 단식하면서 복식호흡은 처음 해 봤는데 숨을 쉴 때 마다 심한 악취가 바로 나오는 것을 느끼겠더군요. 호흡을 통해 노폐물이 바로 빠져 나온다는 증거지요. 사람과의 관계 역시 먼저 자신을 비우고 서로 노력하면 소통이 더욱 빠릅니다. 나는 틀린 게 없는데 ‘넌 틀렸다’며 상대를 무시하면 소통은 저 멀리 달아나고 꽉 막혀 온갖 스트레스만 쌓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