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생태

앞산꼭지들이 찾아 간 ‘숲속의 섬’

녹색세상 2009. 6. 9. 07:47

 

 

가창 헐티재를 넘어 청도각북면 비슬산 뒷자락에 있는 아담하고 분위기 좋은 ‘숲속의 섬’으로 앞산꼭지들이 나들이를 했습니다. 비슬산 등산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콘크리트 포장이 된 현풍 유가사 쪽 보다는 청도 각북으로 해서 많이 갑니다. 도로에서 조금만 들어오면 오래된 콘크리트 포장길이 나와 더욱 운치도 있고 걷는 맛이 제법 납니다. 이쪽으로 해서 산행을 한지 벌써 오래된 것 같습니다. 수시로 다니는 곳이라 무심코 지나다니곤 했는데 처음 가는 앞산꼭지들은 ‘생태 보존이 잘 되어 있다’고 하더군요. 역시 앞산 지키는 싸움을 하면서 내공이 쌓인 모습이 확연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숲속에 자리 잡은 운치 있는 곳이라 주말이면 등산객들이 아니라도 손님들이 많이 찾아옵니다. 젊은이들 보다는 중년층이 더 많이 오는 예스러운 분위기가 참 좋습니다.

 

 

 

 

 

     

두 분은 쑥을 캐느라 정신이 없죠. 쑥 뿐만 아니라 온갖 식물이 늘려 있을 정도니 얼마나 생태 보존이 잘 되어 있는 청정지역인지 알 수 있습니다. 약초인 인동초를 띄운 동동주의 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숲속에서 마시면 술이 술술 잘 들어가죠. 이 집의 별미가 동동주인데 맛이 참 좋습니다. 양주는 내 돈으로 마시지 않아 맛을 모르지만 맥주와 동동주 맛은 조금 압니다. 도심은 더위에 지쳐가건만 비슬산 자락의 숲속은 시원하다 못해 초봄 날씨처럼 추워 옷을 껴입어야 했습니다.

            

 

        

오랜만에 모닥불 피워 놓고 추억을 떠 올려봅니다. 감자도 구워 먹으며 분위기를 살려봅니다. 자연 속에 들어가니 모두의 마음이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는 것 같더군요. 도심을 벗어나 이런 곳에 가서 기분 전환을 한지 오래되었는데 앞산꼭지들과 같이 보낼 수 있어 기쁘고 즐거웠습니다.

      

 

 

         

동동주가 몇 순배 돌면서 비싼 술 먹은 표시가 얼굴에 슬슬 나기 시작합니다. 공기 맑고 경치 좋은 곳에서 먹으면 그야말로 술술 들어가는 게 술인데 얼굴부터 표시가 확연히 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산에도 다니고 이 집에 몇 번 와 봐서 밤낮 기온차가 얼마나 많이 나는지 잘 알기에 준비를 단단히 해갔으나, 그냥 간 꼭지들은 조금 추웠을 것 같습니다.

           

  

            

‘숲속의 섬’의 밤은 점점 깊어가고 다른 손님들은 내려가고 앞산꼭지들이 접수해 시도 읊고 노래도 부르는 등 운치 있는 분위기입니다. 이쯤에서 저는 녹화가 중단되는 방송 사고가 일어난 것 같습니다. 사진을 찍을 정도니 필름이 완전히 끊긴 건 아닌 것 같은데 아무튼 이 장면 이후로는 머리 속에 입력된 게 없군요.  불리한 기억도 더러 있었을 것이련만 전혀 기억이 나지 않으니.... 모임에 가서 이런 사고가 나기는 4년 넘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