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산 참사’를 소재로 한 예술 기획전 ‘망루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종로구 견지동 평화공간 전시관에서 13일 오후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 김명진 기자)
‘용산 참사’에서 나타난 공권력의 폭력을 고발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그림 전시회가 시민들의 잔잔한 호응 속에 열리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이달 3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기획전의 이름은 ‘망루전(亡淚戰)’이다. 눈물을 흘리며 죽어간 전투라는 뜻이다. ‘용산 참사와 함께하는 예술가들’ 소속 시각예술 작가 및 시인 등 30여명의 예술인들이 참여했다. 서울 종로구 견지동 평화박물관의 ‘평화공간’ 전시관에는 용산 참사 건물에 걸렸던 대형 걸개그림과 다섯 명의 철거민 희생자를 묘사한 초상화를 비롯해 목판화, 포스터, 사진, 조형물, 동영상 등 다양한 작품이 전시됐다. 또 평화박물관 옥상에는 당시 망루를 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는 작품도 설치됐다.
13일 기획전을 관람한 정경은 씨는 “작품들이 예전에 봤던 그림 같다”며 “민주적으로 성숙했다고 생각한 시대에 20년 전에나 있었을 법한 일이 일어나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기획한 김종길 학예사는 “정부가 문명의 이름으로 막무가내식 개발정책을 추진할 때 저항할 수 있는 도구는 예술밖에 없다는 생각에 전시회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을 팔아 모은 기금은 모두 ‘용산참사 범국민대책위’를 통해 희생자 유가족에게 전달된다. 4월에는 철거민들이 ‘살고 싶다’고 외친 망루를 돌이키는 2부 기획전인 망루전(望樓傳)이 이어진다. 이 전시회는 특히 여성 노동자 강주룡이 1931년 5월 평양 을밀대 지붕 위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한 이래 용산 참사까지의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망루 투쟁의 역사를 다룬다. (한겨레: 권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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