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생태

3월 두 번째 앞산꼭지의 임무 교대(3월 8일)

녹색세상 2009. 3. 8. 23:35
 

 

전교조 대구지부 서부중등지회에서 주말을 맡아 주셨습니다. 덕분에 주말 저녁에 술도 한 잔하고 피로를 풀 수 있었습니다. 이번 주는 조성일 서부중등지회장이 ‘나무 위 농성’을 맡아 주셨습니다. 지역의 현안에 함께 해 주어 힘에 버거운 싸움을 하고 있는 앞산꼭지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연대의 방식에 문제 제기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일회성 보다는 꾸준하게 해 주는 것이 전체 일정을 잡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요. ‘그림 좀 그리게 연출 좀 하자’고 했더니 ‘겨우 하루 보내고 미안하다’며 바로 내려가시더군요. 이래저래 한 주를 보내고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합니다. 어떤 난관이 우리 앞에 닥칠지 모르지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뿐 다른 것은 굳이 고민하지 않으려 합니다. ‘신념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은 복이 있다’고 한 바울 사도의 고백처럼 자신의 양심과 소신에 따라 하는 것은 비록 힘이 든다 할지라도 기쁜 일이지요.

 

          

매주 교대하러 다시 올라가는 이 걸음이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싸움을 마무리 할 때까지 접을 수 없는 일이죠. 이로 인한 불이익은 이미 감수하고 왔으니 그리 걱정되지는 않으나 자식에게는 얼굴을 들 수 없습니다. 벌목을 저지하는 주민들과 태영건설이 동원한 용병들 간에 충돌이 일어나고, 생각보다 저항이 격렬해지자 아무리 전화해도 꿈쩍 않던 대구시 건설본부장이 현장에 나타났습니다. 연일 언론을 통해 사람이 다치고 119구급차에 실려 간다는 보도가 나자 얼굴을 내미는 것이죠. 주무부서의 책임자로 응당해야 할 일임에도 불구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벌목 중단’을 시킨 것이죠. ‘우는 아이 젖 준다’고 주민들이 물고 늘어지니 겨우 움직이는 저들을 우리 세금으로 먹여 살리니 분통 터질 노릇이죠.


시민사회단체의 ‘폭력용병 철수하고 벌목 중단하라’는 기자회견이 달비골 현장에서 있어 더 부담을 느낀 것이겠죠. 그렇다고 ‘공사 중단은 아니라’고 분명히 못을 박으며 발뺌할 궁리만 하는 꼴이 가히 가관입니다. 잠시라도 숨 고를 수 있으니 다행이지만 몸빵 할 때 코빼기도 안 보이다가 이럴 때 나타나 ‘한 수 지도’를 하려는 인간들이 설치는 게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주민들도 누가 ‘우리 편’이고 누가 ‘눈 도장’ 찍는 인간인줄 아는데 그 잔머리는 그것을 알려하지 않습니다. 일 한 게 없으면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것이건만 ‘훈수의 버릇’을 개에게 주지 못하니 그것도 큰 병이지요.

        

             

아무리 자신이 잘 나고 똑똑해도 남들이 하는 것을 지켜보기도 하고, 잠시 비켜나서 가만히 보고 있는 것이 자신에게는 성찰의 기회도 되건만 입이 간지러워 가만히 못 있죠. 사람이 나설 때와 가만히 있을 때를 구분할 줄 알아야 자기 수명이 긴 법인데 똥 오줌 못 가리는 인간들 때문에 물 버리는 게 현실이죠. 내가 그런 몹쓸 병에 걸리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라는 위로를 해 봅니다. 나타나도 좋으니 제발 ‘초 치는 소리’는 하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과연 그렇게 될지 걱정입니다. 일을 제대로 하고 성과물을 챙기는 것이야 뭐라 할 일이 아니지만 겨우 눈도장으로 때우려는 인간들 때문에 고생한 사람들이 상처받으니 그게 걱정입니다. 옥석을 구분해야 남아 있는 사람들의 마음고생이 덜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