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교사인데 자식을 ‘삭막한 도시에서 키울 수 없다’고 결심하고 귀농을 준비해 왔다. 부부 교사면 어지간한 중소기업의 사장보다 낫다고 하는 요즘 세월에 한 쪽을 포기하는 게 그리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결단을 하고 실행에 옮겼다.
주말마다 농사일을 하고, 방학 때는 가서 거의 살다시피 하면서 노동을 몸에 익혔다. 귀농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을 찾아 집도 지었다. 남편은 이제 학교에 사표를 제출하고, 부인은 가서 살기로 한 경남 쪽으로 전출 신청을 하고 아이도 입양을 했다. 최근 국내 공개입양이 늘어나는 추세이긴 하지만 입양이 그리 쉬운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부부는 실행에 옮겼다.
입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낯가림이 조금 있어 보이긴 하나 새 부모의 사랑을 받고 있는 흔적이 역력해 참 보기 좋았다. 도심에서 넉넉하게 살 수는 있을지 모르나 인간미를 잃고 삭막하게 살아갈 수 없다는 그 부부의 결단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너무 반듯해 남들이 불편해 할 정도로 원칙을 지키는 모습을 먼발치에서나마 보면서 ‘현실이 어렵다’는 핑계를 대면서 대충 살아온 나를 되돌아본다. 아름다운 그 부모를 만난 아이가 건강하고 밝게 살아가기를 빈다. 너무 샘이 나도록 부러운 부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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