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참여연대에서 아이들과 엄마들이 ‘상수리나무와 일촌맺기’를 하고 달비골 바람도 쏘이러 농성장을 찾았습니다. 덕유산국립공원 만큼이나 많은 생물이 서식하고 있을 정도로 생태 보존이 잘 되어 있는 달비골은 지금을 사는 기성세대가 마구 사용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살아야 할 아이들의 몫이라 믿습니다. 아이들의 해 맑은 모습을 보면서 ‘꼭 지켜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했습니다. 주말이라 달비골을 통해 앞산 한 바퀴 도는 등산객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산책 나온 주민들도 있고요. 청소년수련관 주차장 위에 있는 운동장에는 걷기 운동과 족구를 하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 앞산달비골 입구에 자리 잡은 달서구청소년수련관이 주위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만약 앞산터널이 생기면 매연과 독가스가 빠져나와 이용자가 없어 흉측하기 그지없는 공간이 되고 말 것입니다.
대구의 심장부인 앞산을 건드린다면 저런 광경을 다시 보기 어렵겠지요. 나무 위 농성장 뒤편 도로는 임휴사 마당까지 무정차로 가는 콘크리트 도로가 잘 닦여 있습니다. 절 집에도 사람들이 살고 들락거려야 하니 무조건 차량통제를 할 수는 없겠으나, ‘불공드리러 간다’며 남들은 걸어서 올라가는 공기 맑은 달비골을 오염시키는 것은 ‘살생하지 마라’는 불자의 도리가 아닌 것 같습니다. 남한의 자연 파괴는 불교계가 가장 많이 했다고 저는 감히 말합니다. 비슬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는 현풍 유가사 중턱까지 흉측하기 그지없는 콘크리트로 덮어 양쪽의 생태계를 단절시켜 버렸습니다.
임휴사로 가는 콘크리트 길 역시 마찬가지로 자연 훼손을 최소화 하고, 평지 중간 중간에 콘크리트 대신 자갈과 흙으로 덮어 생태계가 단절되지 않도록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직 ‘편리함’ 하나 만으로 고집 부리니 부처님이 좋아하실지 의문입니다. 1시 가까이 잠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벽 찬 바람이 5시에 눈을 뜨게 만들었습니다. 오전 1시간을 일찍 시작하는 것은 오후 2시간과 바꿀 수 없을 정도로 여유 있는 하루가 됩니다. 오늘은 앞산꼭지들의 일촌계 모임이 있어 머리도 확실히 감고, 린스로 사용하는 식초 몇 방울로 행구기도 했습니다. 그림을 좀 그려야 하기에 면도도 깔끔하게 했습니다.
웰빙어묵 포장마차의 대표인 손태익 꼭지는 아침 일찍부터 나와 움직이고 있습니다. 아침이 아직 안 왔다며 개시도 안 했을 어묵을 올려줘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오늘은 올해의 마지막 일요일이라 입산해 있어 자식들에게 미안하기 그지없습니다. 김범일 대구시장이 법대로 공사 중지를 시켜 문화재를 발굴하면 될 것을 고집을 부리니 우리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라도 끈질기게 ‘상수리나무 위’의 성을 지켜야 할 것 같습니다. 지방행정기관이 중앙부처의 ‘공사중지 명령을 마구잡이로 해석하는 웃기는 나라에 살고 있는 현실이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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