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법 개악’ 저지 확산 MBC 왜 똘똘 뭉쳤나?
MBC(문화방송) 노조가 26일 오전 시작되는 전국언론노동조합 총파업의 선두에 선 것은 개악 언론관계법의 총구가 문화방송을 정면으로 겨누고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재벌과 보수신문의 지상파방송 진출을 전면 확대한 한나라당의 신문·방송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문화방송이 가장 먼저 민영화란 벼랑 끝으로 내몰릴 것으로 노조는 보고 있다. 박성제 노조위원장은 “재벌 사주 쪽에서 보면, 민영화된 MBC가 시장에 나오는 게 얼마나 군침이 나는 것이겠냐. 미디어산업 발전이라는 한나라당의 언론관계법 입안 이유는 핑계에 불과하다”며 “MBC(문화방송)를 재벌과 조중동에게 내주려는 정권의 의도를 국민에게 직접 알리기 위해 노조는 모든 걸 각오하고 총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특히,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최근 방송문화진흥회 창립 20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한 ‘정명’(正名ㆍ공영과 민영 중 택일) 발언과 그의 발언을 인용해 문화방송 민영화를 압박한 조중동의 보도가 방송사 구성원들을 더욱 자극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방송 한 관계자는 “최 위원장 발언과 조중동 기사가 내부 비판 정서에 기름을 뿌린 게 사실”이라며 “이런 보도가 ‘파업을 유도하는 것 아니냐’며 많이들 화가 났고, 사내 여론이 노조 파업에 공감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간부들도 위기의식…“엄 사장도 공영사수 의지”
한나라당 언론관계법을 바라보는 문화방송의 위기의식은 간부들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한 팀장급 간부는 “한나라당 언론관계법이 MBC의 ‘M’자도 거론하지 않았지만 MBC(문화방송) 민영화를 위한 길 터주기임을 MBC 구성원치고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파업이 정권을 향한 것인데다 파업이 가져올 시청률 저하를 고민하는 경영진이 없지 않지만, 그들조차도 노조 파업의 당위성에 대해선 부정하지 않는다”며 “어차피 한나라당 법안이 통과되면 당장의 손실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 상황이 오고야 만다”고 말했다.
노조에 파업 자제를 요청하고 여당 방송법 개정안에 우려를 내비친 엄기영 사장의 24일 담화문도 정권을 향한 ‘수사’를 쓰긴 했지만,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의지 표명이란 해석이 나온다. 노조를 진정시키는 제스처를 정부ㆍ여당 쪽에 보여주면서도, 문화방송 민영화는 반대한다는 뜻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간부는 “당연히 경영진은 여권으로부터 각종 압력을 받고 있을 것이다”라면서도 “아직 엄 사장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고 했다.
신문ㆍ방송법 개정안이 끝이 아니다. 문화방송을 옥죄는 한나라당의 칼날은 겹겹이 숨어 있다. 문화방송 체제 개편의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 열쇠는 한나라당이 추가 입법을 추진 중인 공영방송법이다. 신문ㆍ방송법 개정안이 재벌과 보수신문의 지상파방송 진출 길을 여는 것이라면, 공영방송법은 문화방송을 공영방송 틀에서 제외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맡는다. 더욱이 내년 8월 정부ㆍ여당이 임기가 끝나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을 친여 성향 이사들로 대거 교체할 경우, 이들이 총대를 메고 문화방송 민영화를 결정해 방문진 주식을 매각하는 방식도 예상된다.
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는 “MBC의 운명은 정권이 아닌 MBC 자신과 시민사회가 함께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MBC를 민영화하려는 정권의 의도는 한국 사회 전체의 여론형성 구조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문제이므로 방문진으로서도 조만간 크게 한번 싸워야 할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음모가 성공할지, 아니면 부메랑이 되어 정권의 몰락을 가져 올지 국민들은 그 끝을 잘 알고 있다. 언론노동자들의 파업은 다른 파업과는 달리 엄청난 여파와 함께 파급 효과를 크다는 것을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제 화살을 시위를 떠났으니 모든 책임은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이 지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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