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지난 1년 동안 무엇을 했던가? 무엇을 했는지 생각해보면 오늘 이 자리는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결의를 다질 때가 아닌가? 공영방송, 공·민영방송, MBC의 정명(正名)을 스스로 돌아볼 시점이다."
오늘 방송문화진흥회 20주년 기념식장에서 방통위원장 최시중 씨가 내뱉은 말이다. MBC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방문진의 20주년 기념식, 그 자리에 MBC를 해체시켜 재벌과 족벌신문에 팔아넘기려는 무리들이 참가하여 결국 속에 품고 있었던 저주를 내뿜은 것이다. 자신의 속마음이 아무리 MBC에 대한 복수심으로 불타고 있어도 남의 기분 좋은 자리에 와서 저주나 퍼붓는 이런 인물이 한나라의 방송통신 정책을 총괄하는 위원장이라니 놀랍다.
▲ MBC무한도전 게시판 화면 캡쳐
너무나 든든한 배경이 청와대에 있어서 이렇게 안하무인인지? 원래 기본적인 인격과 예의를 전혀 갖추지 못한 사람이라서 그런 건지? 공영방송 MBC의 역사를 전면 부정하고 우리 MBC인 전체의 자존심이자 정체성인 이름을 바꾸라는 협박을 최시중은 한 것이다. 수신료, 즉 국민의 부담 없이 광고수입만으로 운영하면서도 공영방송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온 MBC가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정부에게 자금이 부족해서 손을 벌린 적이 있나? 공영방송이 많아서 어떤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발생했나? 당신들의 정권연장에 대한 탐욕만 없으면 아무런 문제없는 조직이 MBC다.
정작 이름을 바꾸어야 할 사람들이 있다. 바로 최시중과 한나라당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시중을 목숨 걸고 들고 있는 ‘방송통제위원장 이시중’으로. 야당 측 의원들의 회의실 진입까지 막으며 법안을 상정한, 국민과 민주주의를 전혀 무서워하지 않는 ‘한심한당’으로 이름을 당장 바꾸어라. 방문진의 설립은 MBC의 공적 소유구조를 담보하는 민주화의 결실이었다.
어렵게 쟁취한 방문진의 설립, 그 20년의 역사를 축하하는 자리에서 최시중 위원장은 방문진 이사들에게도 협박을 했다. “방문진 이사들이 MBC의 관리감독자로서의 소임에 충실했던가를 되새겨보고 MBC가 국민의 의식 속에 그동안 무엇을 심어줬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최시중, 고흥길, 유인촌, 홍준표 등 MBC를 해체시켜 재벌과 족벌신문사에게 팔아넘기려는 인사들이 남의 잔치에 와서 마신 물 한잔이 아깝고 건배를 제의한 이들의 뻔뻔함이 무섭다.
그리고 이런 저주를 듣고도 말 한마디 못한 방문진 이사들과 MBC 현 경영진이 한심하다. 언론악법 7대 법안 국회통과가 임박했다. 2009년 8월, 방문진 이사교체 후에는 방문진 해체, 주식 반납 등 사영화의 시나리오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방문진은 정권의 ‘MBC죽이기’에 맞서 MBC위상 수호라는 본연의 임무를 더욱 철저하게 수행해야 한다. 현 경영진 역시 언론악법 저지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그리고 제발 방통위원장과 한나라당 문방위 의원들에게 미련을 두지 마라. 그들은 우리의 미래에 눈곱만큼도 도움이 되지 않는 무리들이다. 그런 무리들과는 멀어져야 한다.
2008년 12월 1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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