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이브인 12월 24일 대구은행 앞에서는 참으로 한편의 시와 같은 광경이 시민들의 눈에 띄었다. 앞산을 꼭 지키려는 사람들인 ‘앞산꼭지’들 중 일군의 무리가 대구은행 본점 앞에서 ‘대구은행’을 향한 특이한 의식을 치루었다. 몇몇은 대구은행에 대한 요구를 담은 붓글씨로 대형 선전판을 들고, 대구은행이 얼마 전 시민들에게 마련한 ‘열린광장’에 흩어져서 일종의 ‘일인시위’란 것을 하고 있고, 또 한 사람은 대구은행 본점 건물이 잘 조망되는 곳에서 대구은행을 향해 절을 했다.
백주대낮에 차가운 동지섣달에 차가운 인도에서 행하는 이 의식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그래서 그들의 진정성을 알리기엔 더욱 효과적인 듯 보인다. 그런데 그들은 무엇 때문에 이 추운 날에 이런 절박한 몸부림을 하는 것일까? 바로 대구의 ‘명소’이자 어머니산인 앞산을 무려 4.5킬로나 뚫어재끼고 파동을 지나 범물동 법니산까지 무려 10.5킬로미터나 되는 공사를 한다는 것에, 대구의 심장을 뚫는 것에 비분강개해서 그 ‘백치의 행정’에 항의하기 위함이었다. 무식하기 그지 없는 백치들의 행정에 투자를 한 ‘더 부도덕한 대구은행’에 항의의 뜻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항의하는 모습이 참으로 시(詩)적이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대구은행 본점 건물을 향해 절을 생명백배를 올리는 것이다. 제발 대구시민의 돈으로 사업을 벌이는 대구은행이 대구시의 무엇이 아니라, 대구시민들의 진정한 은행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간절한 의식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대구의 ‘아름다운 청년’인 이상옥 꼭지(마임이스트)가 벌인 이 간절한 ‘생명평화 100배’는 그대로 많은 대구시민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을 것이다. 특히, 이들이 행사를 벌인 이 장소는 대구지역의 핵심 간선도로인 달구벌대로가 지나는 곳이라, 지나는 차량을 통해서도 많은 시민들의 고개를 돌리게 했고, 지하철역을 드나드는 수많은 시민들의 눈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대구은행은 이들의 간절하고 절박한 호소에 즉시 응답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대구은행은 쌀쌀했다. 집회신고 운운하면서 자신들이 시민들에게 ‘증여’한 열린광장에서 대구시민으로서의 목소리를 들을 생각은 않고, 이들을 집회신고 장소가 아니라는 이유로 인도로 내모는 상식 이하의 짓을 연출했으니 말이다. 대구은행은 진정으로 대구를 사랑하는 이들이 시적인 투쟁을 통해서 반성하고, 진실로 대구시민의 은행으로 거듭 태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날 행사로 끝이 아니라 대구은행이 정말 이성적인 판단을 해서 앞산터널공사에 투자한 투자금을 회수하는 그날까지, 시간이 되는 한 앞으로 계속해서 시위를 벌이려 한다. 특히 매주 수요일 오후 12시 30분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대구의 심장을 뚫는 공사에 투자한 ‘부도덕한 기업 대구은행’을 규탄하는 의미에서 ‘대구은행을 대구시민의 품으로’란 행사를 벌인다. 이 행사를 통해 대구은행을 향한 간절한 기도를 계속할 것이며, 대구은행이 가시적인 답변을 내 놓지 않을 경우 대구은행 통장해지운동을 벌이려 한다.
이는 전국적으로 처음으로 금융권을 상대로 벌이는 소비자 주권운동이다. 은행이 기업과 부자들이 금고로 전락한 작금의 현실을 주인인 시민들의 품으로 돌려놓기 위한 아주 평화적인 저항운동이란 생각이 든다. 이들의 행위가 알려지면 우리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오리라 본다. 건전한 의식을 가진 시민들이 적극 호응을 해주는 게 대구시민으로서 정당한 권리를 찾는 것이다. 대구시민들은 이 운동을 통해서 대구시와 대구은행이 진실로 주인인 대구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다릴 것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주면 이들 앞산꼭지들은 큰 힘을 얻을 것이고, 대구시민들로서의 당당한 권리 찾기를 하는 것이며, 그로 인해 지방자치가 바로 서는 일이 될 것이다. 앞산을 지키는 일에 함께 하실 분들은 아래로 연락주시길 바라며.....
우 충 훈 상황실장 010-3543-8969
이 무 용 문화재위원 010-4158-8500
여러분들의 정성을 기다립니다.
후원계좌 : 농협 298-02-224590 (예금주 : 우충훈)
공간앞산달빛카페: http://cafe.daum.net/lovedalbig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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