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전투기 추락은 조종사의 과실이라는 공군의 발표에 대해

녹색세상 2008. 11. 5. 18:43

 

 

 

11월 4일 오전 10시30분께 경기 포천시 일동면 수입2리 상공에서 훈련 중이던 공군 F-5E 전투기 두 대가 공중에서 부딪쳐 한 대가 떨어졌다. 떨어진 전투기의 조종사는 비상 탈출했으며 전투기가 떨어진 곳이 논과 야산이라 민간인 등 인명 피해는 나지 않았다. 공군은 이날 “F-5E 전투기 두 대가 오전 10시께 원주 기지를 이륙해 육해공 연례 합동훈련인 호국훈련 일환으로 지상 공격 훈련을 하다 충돌했다”며 “1번기는 추락하고 꼬리 날개가 파손된 2번기는 오전 10시35분께 원주 기지에 안전하게 착륙했다”고 밝혔다. 공군은 사고 당시 1ㆍ2번기가 편대비행을 하다, 뒤따르던 1호기가 지상 목표물을 공격하려고 하강하던 2번기의 오른쪽 수평꼬리 날개와 충돌했다고 설명했다. 두 대의 전투기에는 공대공 미사일(AIM-9)이 양쪽 날개에 두 발씩 모두 네 발 달려 있었으며, 부딪힌 충격으로 네 발 모두 전투기에서 분리돼 땅으로 떨어졌다.

 

  ▲ 사고가 난 F-5E 전투기는 조종사들이 꺼리는 기종이라고 한다.


공군 관계자는 “공대공 미사일은 조종사가 발사ㆍ작동 스위치를 누르지 않으면, 땅에 떨어지는 물리적 충격만으론 폭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군은 야산과 전투기가 추락한 논에서 공대공 미사일 세 발을 찾았고, 나머지 한 발은 사고 위험 때문에 야산으로 발사해 민가에 대한 피해를 최대한 줄이려는 조종사의 노력이 엿 보였다. 공군은 “추락한 전투기 조종사 이 아무개 대위는 비상 탈출해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며, 민간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전투기와 미사일이 떨어진 일동면 수입2리 논과 야산 중턱에는 이번 사고 때문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서 소방 당국이 진화 작업을 펼쳤다.


사고 진상 조사에 나선 사고조사위원회는 사고 원인이 ‘조종사의 과실’이라고 발표했다. 언제나 그러하듯 대한민국 군대의 비행기 사고는 하나 같이 ‘조종사의 잘못’이라는 발표 일색이지만 이번 사고의 경우 훈련 도중 서로 충돌한 것이니 경위를 조사해 당사자와 지휘관에 대해 엄중히 문책을 해야 한다. 이번에 사고가 난 F-5계열의 전투기 추락 사고는 지난 2005년 7월, F-5F전투기가 야간비행 착각으로 서해 군산 앞바다 어청도 근해에서 추락하기도 해 처음이 아니라 비행기 자체의 성능 결함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비행기에 아무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훈련 도중 서도 부딪칠 정도의 실력이라면 조종사 훈련 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하지 아니할 수 없다. 어느 것이 이번 사고의 문제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군대 사고에 대해 모두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