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서울 전역에서 자전거가 씽씽~ 달린다.

녹색세상 2008. 10. 21. 21:55
 

자동차 중심의 도로문화 속에서 여가 수단에 머물러 있는 자전거가 당당히 간선도로를 주행하는 유효한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도심으로 자전거 출퇴근이 가능하도록 기존 도로의 1개 차로를 없애거나 차선폭을 줄이는 ‘도로 다이어트’ 방식으로 2012년까지 207㎞의 자전거전용도로를 만드는 것을 골자로 한 ‘자전거 이용 활성화 종합계획’을 21일 발표했다. 시는 이 사업으로 현재 1.2%에 불과한 자전거 수송 분담률이 2012년 4.4%, 2020년 10%로 높아지고, 출퇴근 수단 등으로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이 현재 약 40만명에서 2012년 150만명, 2020년 300여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는 자전거 이용의 활성화는 고유가 시대 극복, 대기질 개선, 승용차 이용 억제에 따른 교통난 해소, 주차문제 해결, 건강 증진에 따른 사회적 비용 감소 등 ‘1석 5조’의 효과를 내 이번 사업이 유발할 편익이 연간 5천74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종합계획안에 따르면 시는 우선 청계↔천호축과 시청↔시흥축을 비롯한 도심으로 진입하는 4개축 70㎞와 동서 및 남북 지역을 연결하는 13개축 137㎞ 등 17개축 207㎞를 `도로 다이어트' 방식으로 자전거전용도로로 조성하기로 했다. 자전거전용도로가 만들어져 1개 차로가 없어지는 구간은 차량 통행속도가 3∼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일부 구간에는 가변차로가 설치될 전망이다. 화물 하역 등으로 도로 측면에 여유 공간이 없는 곳엔 자전거중앙차로가 개설된다.


서울시는 아울러 한강변의 자전거전용도로의 폭을 4m 이상으로 확보해 연속적인 고속 주행이 가능하도록 하고, 특히 한강과 간선축의 자전거전용도로가 연결될 수 있도록 한강 교량 7곳에 2012년까지 자전거 엘리베이터 19개를 설치하기로 했다. 또 청계천과 대학로, 고궁이 소재하고 업무지역이 밀집한 도심지역에도 자전거전용도로 순환망 7㎞를 구축하기로 했다. 도심지역에는 공공 임대자전거 도입도 검토하기로 했다. 청계광장에서 마장동으로 이어지는 청계천로 6㎞ 구간에도 자전거도로가 설치된다. 자전거 통행량이 많은 노원권역, 송파권역, 여의도권역 등에는 자전거를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2012년까지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자전거 친화타운 12곳을 만들기로 했다.

 

▲ 자전거가 소수 동호인들의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 스며들게 하려면 무엇보다 기반 시설 확충과 자전거 이용자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외국의 사례를 연구해 범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사진:자출사 카페에서)

 

이와 함께 잠실역과 신도림역 등 자전거 보관 수요가 300대가 넘는 지하철역 16곳에는 락커와 샤워실을 갖춘 자전거전용 주차건물을 세우기로 했다. 500대 이상의 지하철역 4곳에는 자전거 보관과 대여ㆍ수리가 가능한 ‘자전거 종합서비스센터’를 조성하고 지하철역 주변에 있는 100대 이상의 자전거 보관시설에는 폐쇄회로 장치를 설치해 도난과 분실을 예방하기로 했다. 시는 대형 쇼핑시설과 공연장 등 다중집합건물의 민간사업자가 승용차 주차면적을 줄이고 자전거 주차시설을 설치하면 교통유발부담금 경감 혜택을 주는 한편 자전거 통행 우선순위를 긴급자동차 다음으로 조정하는 안을 관계 기관에 건의하기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1세기 도시는 에너지 환경 문제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며 “이번 사업을 통해 자전거가 생활 속의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고 서울이 친환경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야심차게 말했다.


정말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재선을 노리는 전시 행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여건 조사와 준비를 하다 보면 2년이 흘러갈 것이고 그러면 서울시장 재선에 도전하는 오세훈 시장은 유리한 자리를 선점하고 있는 셈이다. 현역의 웃돈에다 ‘공해 없는 자전거 도시’ 서울을 내걸면 한나라당에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현 시장이 매우 유리하다. 그렇지만 자전거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확실한 전용 도로 확보와 자전거 이용자를 자동차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보다 명확한 대책이 없으면 말짱 꽝인 장밋빛 환상만 줄 뿐이다. 자전거끼리 부딪치거나 자전가 이용자가 인사 사고나 기타 사고를 냈을 때를 대비한 ‘자전거 보험’과 같은 대책을 동시에 내 놓아야 실용성이 있다. 빚 좋은 개살구가 되지 않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