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는 우리나라에서나 가치가 있지 다른 나라 사람들은 별로 필요로 하지 않은 화폐이다. 지금 정부는 디플레이션을 염려해 원화를 찍어낼 모양인데 자신가치 하락은 이미 심리적 저항선을 이탈해 있는 상태라 원화를 찍어낸다고 해서 그것을 방어할 수가 없다. 오히려 그 부작용만 막대할 것이다. 이번 건설업 지원 정책은 은행을 말려 죽이거나 또는 한국은행의 윤전기를 돌려 원화를 시장에 풀겠다는 것이다. 이 정책은 정말 막장에서도 해서는 안 되는 짓이다. 도대체 이 정권은 두려움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정신이 나간 것이지 아리송하다. 오늘 하루만 넘기면 된다는 식의 발상이다. 지금은 절대 통화량을 늘려서는 안 되는 때이다. 오늘 힘들고 조금 고생하더라도 내일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외국인들이 무엇 때문에 자꾸 빠져나간다고 보나? 지들이 급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한국 부동산의 붕괴가능성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미 상업부동산에서까지 외국자본이 빠져나가고 있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한국 부동산의 거품의 크기를 이미 알고 있고 또 폭락을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자꾸 이런 엉뚱하면서도 치졸한 정책을 써서 부동산의 버블을 유지하려고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무책임한 행동 아닌가. 부동산 시장은 이미 임계점을 넘어선지 오래다. 주식시장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연금이 아무리 개입을 해도 심리가 무너진 이상 그 받침은 모래성같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미 심리가 이탈해 있는데 극약처방을 쓴다고 그 처방이 들을 것인가. 많은 사람들 부동산이 연착륙하기를 진심으로 바라지만 지금은 부동산을 볼 때가 아니다. 그리고 어떤 정책도 단기적으로 부동산을 살릴 수가 없다. 방법이 하나 있다면 몇 개 건설사가 부도가 나야 된다. 그래야 바닥을 인식하게 될 것이고 수요가 생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부도 하나 없이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건설사들을 보며 부동산을 사고자 하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도무지 부동산이 생산적이라고 생각하는 이 정권의 속내는 삽질로만 가득 찼다고 볼 수 밖에 없다.
대한민국 어디를 가봐라. 도로, 공항, 철도가 넘쳐난다. 이미 SOC에 대한 더 이상의 투자는 비생산적이다. 무엇보다 우리 건설시장은 포화를 넘어 폭발지경이다. 이제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을 해야 할 시기에 자꾸 그들을 살려 도대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 결국 기득권을 지키겠다는 것인데 그게 그렇게 만만할까. 나라를 말아먹을 의도가 없다면 노가다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그 치졸함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할 것이다. 단 하나, 저렴한 비용으로 입주할 수 있는 임대 주택을 짓는 것은 예외로 봐줄 수 있다. 지금 한국은 엄청난 위기다. 누구 말대로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단, 그 위기의 실체를 정확히 인지하고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지만 지금 다음을 준비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 바로 원화를 지키고 계륵 같은 달러에서 도망가야 하는 정책을 써야 한다.
첫째, 식량 무기화에 대비해 농업을 지켜야 한다. 누군가는 뜬금없다는 소리를 할 것이다. 하지만 지난 역사를 돌아보면 농업의 중요성은 심대하다. IMF가 저개발국에 요구하는 제일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식량, 생필품, 의약품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축소하라는 것이다. 그로 인해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동유럽의 수많은 국가가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지금 세계의 현실이다. 그들은 왜 농업에 대한 보조금을 삭감하라고 할까? 이유는 뻔 하다. 빈곤 국가의 목줄을 움켜잡겠다는 얘기다. 우리나라가 쌀이라도 자립국이 아니라면 지금 어떤 상황일까? 끔찍하지 않은가. 우리나라 농업이 비교우위 측면에서 열등하다고 주장하는 인간들은 정신 나간 것들이다. 정말 최악의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바로 먹는 문제다.
무엇보다 농업은 순수하게 원화 태환 상품이다. 농업을 지키는 것이 원화를 지키는 것이고 달러에서 도망가는 길이다. 잘 생각해 봐라. 우리가 외국에서 쌀을 사온다면 거기에 얼마나 많은 달러가 들어갈까. 그런데 농사도 짓지 않는 직불금 수령자에게 과징금만 부과한다니 도대체 말이 되는 소리인지. 어떤 핑계를 대더라도 그들의 죄는 중죄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희망이 없다. 농업은 공기와 같다. 평소에는 그 중요성을 못 느끼지만 없으면 바로 죽는다. 그만큼 소중한 것이 농업이다.
둘째, 건실한 중소기업 육성을 통한 내수기반 확충이다. 대기업은 대부분 수출기업이라 그만큼 해외 여건 변화에 민감하다. 따라서 대기업에 의해 좌지우지 당하는 현재의 상황을 바꿀 필요가 있다. 대외적인 위기 발생 시에도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 내수 중소기업들을 육성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주기적으로 지금과 같은 위기를 맞을 수 밖에 없다. 지금이 바로 정부와 온 국민이 나서 그들을 도와야 할 때이다. 정부는 건설업에 들어가는 돈을 즉각 중소 IT 및 제조업에 투입해 그들을 살려야 한다. 마찬가지로 국민들도 국내 중소기업에 대한 애정을 가져야 한다. 국내에서 제조, 생산되는 제품이 원화에 의해 국내 소비자에 의해 선 순환될 때 원화가 가치를 갖게 되고 외부의 영향에서 자유로워진다.
셋째, 미국이 아닌 북한과 친해져야 한다. 이런 말을 하면 어떤 무뇌아들은 빨갱이로 몬다. 하지만 생각해 봐라. 동족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도와야 할 이유는 충분하지만 북한은 우리에게 기회의 땅이다. 북한이 가진 노동력과 자원 그것을 이용하지 못하는 우리가 바보다. 굳이 중국에 가서 천대 받아가면서 사업을 해야 할 이유가 있다. 너무 순진하다고 혹자는 얘기하겠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봐라. 북한의 기득권을 인정하면서 북한을 연착륙시키는 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득이 되는지. 이런 의미에서 우리의 농업은 엄청 중요하다. 줄 수 있는 잉여 농산물이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남북 경제 교류 강화는 재벌들도 원하는 것으로 남북이 서로가 사는 유일한 길이다.
넷째로 투기 금융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금융 자유화는 선발자본주의국들이 제 3세계를 털기 위한 수단이다. 유럽은 미국과는 다른 구제 금융을 실시하고 있다. 즉, 은행에 돈을 주되 은행의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은행을 돕고 있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은행을 국유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은행을 정부가 규제하겠다는 얘기다. 반면 미국은 어떤가. 부실채권을 사주는 것과 우선주 매입(이것도 어쩔 수 없는 압력 : 미국 납세자와 유럽의 압력)을 통해 은행을 돕겠다는 것이다. 그 말은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은행을 가능하면 계속 규제하지 않겠다는 얘기이고 국유화는 절대로 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것에 더해 몇몇 은행의 덩치를 더 키워 세계 금융패권을 자신들의 손아귀에 넣겠다는 것이다.
우리가 은행을 자유롭게 해주는 순간 한국은 저들에게 놀아나게 되어 있다. 더구나 금산분리 완화느 세계의 흐름과는 언제나 반대로 가는 이 정권의 속내는 진짜 무엇일까. 지금 우리 정부가 은행을 도와주는 방식은 어떤 것인지도 생각하지 않는다. 왜 EU 국가들이 은행을 국유화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하는 게 너무나 당연하다. 이유는 단 하나 미국의 투기자본에게 털리지 않기 위해서이다. 부시가 EU 국가 정상 중에서 왜 프랑스 사르코지를 제일 처음에 만나는가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다섯째, 하루 빨리 석유 의존도를 낮추어야 한다. 석유에서 도망을 가야 달러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 석유절정기니 피크 오일을 강조하지 않아도 석유는 유한자원이다. 그 석유 값은 산유국이 아니라 석유메이저들이 마음대로 조정하고 있다. 지금처럼 저렴한 석유가격이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까. 현재 우리가 석유 및 에너지를 수입하는데 지불하는 돈이 월 40억 내지 50억불이다. 그 중에 20%만 줄여보자, 정부가 아무리 뻥을 쳐도 이미 달러는 거의 바닥이다. 유일한 방법은 경상수지 흑자를 내야 되는데 이게 단기간 가능하리라 생각하나. 방법은 단 하나 석유 수요를 줄여 달러 수요를 억제하는 수 밖에는 없다. 장기적으로도 석유에 의존하는 산업구조는 매우 불안하고 취약할 수 밖에 없다. 대체 에너지 개발을 서두르지 않으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 석유 수요는 강제로 줄여야 한다. 유류세를 올려 강제로라도 수요를 줄여야 한다.
여섯째, 부자들을 위한 감세는 절대 안 된다. 현재 정부의 감세 정책은 주로 기득권층을 그 대상으로 하고 있다. 지금 감세를 얘기할 때가 아니다. 위기발생시 무조건 가진 자들이 양보를 하는 것은 그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상식이다. 엄청난 고통을 감내해야 할 서민들을 도울 수 있는 것은 정부 밖에는 없다, 아니 국가가 그런 일을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그 돈은 결국 세금인데 지금 그 세금을 줄여 뭘 어찌하겠다는 것인가. 한국은행을 통한 발권 및 적자재정 편성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독약이다.
마지막으로 부자가 될 것을 강요하지 말고 행복을 권장하라.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두가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구호는 사기다. 단지 국가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가능하면 있는 자와 없는 자의 간극을 줄여내는 것이다. 그런데 국가가 경쟁을 부추기게 되면 결국은 빈부의 격차만이 커질 뿐이고 뒤떨어진 사람들은 패배감에 사로잡혀 극단을 가게 된다. 부자가 아니라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것 그것이 상식을 가진 국가가 해야 할 일이다. 어려움을 겪을 때 마다 고생은 민중들이 하지 부자들은 ‘이대로’를 외칠 뿐이다. 더 이상 얼마나 더 바닥을 치고 내려가야 할 지 그 끝을 모르는 현실이 갑갑할 뿐이다. (그림/손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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