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는 어청수 청장의 파면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최고로 큰 교회인 순복음 교회는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권력인데 그 교회 조용기 목사와 나란히 ‘경찰복음대성회’를 알리는 사진을 찍어 종교편향 정책과 직접 관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광우병으로부터 자신들의 건강을 지키겠다는 지극히 소박한 바람을 가진 촛불시민들을 향해 남녀노소 없이 폭력을 휘둘렀기 때문이죠. 6월 10일 ‘6.10항쟁기념촛불문화제’에 대비해 어청수는 오직 ‘임 향한 일편단심’으로 새로운 서울의 명소로 자리잡은 ‘명박산성’을 쌓는 기발한 착상을 짜 냈습니다. 거기에다 피막이 두꺼운 그리스유를 잔뜩 발라 접근 자체를 못 하게 ‘국민의 이동권’ 마저 방해했습니다. 그 뿐인가요, 태극기를 걸어 기름에 절어 ‘국기모독죄’까지 저질렀습니다.
어청수 자신의 최대 명작인 ‘명박산성’이 ‘임 향한 일편단심’에서 우러나온 충정이지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가장 소중하다는 헌법의 기본정신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멀죠. 어청수의 상전인 이MB의 ‘사과하러 가라’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종교편향 정책으로 화난 불교계 지도자들의 회의가 열리는 대구 동화사를 찾아갔건만 ‘불심산성’은 청수의 ‘사상최대의 명작’인 명박산성보다 더 높기만 했습니다. ‘이명박 아웃, 어청수 아웃’이란 팻말을 불자들로부터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들어오느냐’며 문전박대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사과를 하지 말고 사퇴하라는 게 불심이죠. 이런 경우를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고 하죠. 상전으로 부터야 귀여움을 받겠지만 경찰의 본분인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와는 너무나도 거리 먼 ‘권력의 사냥개’ 노릇은 멈추지 않을 듯싶습니다. (2008. 9.12일 한겨레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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