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환율 상승, 한 달 세 200억 달러 날렸다.

녹색세상 2008. 8. 24. 02:42
 

기업 채산성 악화되고 국내 물가 다시 들썩일 듯


원-달러 환율이 사상 처음으로 1달러당 1060원을 넘어섰다. 2년10개월 만이다. 정부가 지난 한 달여 동안 환율 방어를 위해 200억 달러 가까이 쏟아 부었지만, 결국 달러 상승세를 막지 못하고 아까운 외환보유고만 날리게 됐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1062.50원으로 마감됐다. 전날보다 7.6원이나 오른 것이다. 이 같은 원-달러 환율은 지난 2004년 12월 10일 1067.7원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1054원에 거래가 시작된 후, 1056원을 오르내리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다가 오후 들면서 달러 매수세가 강해졌고, 결국 1060원대를 넘어섰다.

 

 ▲ 원-달러 환율이 사상 처음으로 1060원을 넘어섰다. 2년10개월만이다. 사진은 서울 외환은행 딜링룸. (사진:오마이뉴스)


최근 환율 오름세가 계속되는 과정에서 별다른 개입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외환 당국은 이날 점심께 7억 달러 안팎의 달러를 내다 팔면서 개입을 시도했다. 이때 1057원 수준이었던 환율은 1048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시장이 끝나갈 즈음에 달러 매수세가 쏟아지면서 1060원을 넘어섰다. 이처럼 환율이 크게 오르는 것은 무엇보다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내다 파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달러화 강세 움직임이 있는데다, 최근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고, 달러로 바꿔가고 있다. 그만큼 달러 수요가 많을 수밖에 없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미국 등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계속되자, 우리나라 시장에서 주식을 내다 팔고 자금을 빼가고 있다”면서 “그만큼 달러 수요가 많아지고 있고, 세계적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 1060원이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는데, 외환 당국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막지 못했다”면서 “앞으로 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 동안 외환당국은 200억 달러 가까이 시장에 집어넣었지만, 환율 방어는 한 달 이상을 넘기지 못했다. 게다가 한국은행이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와 관련해 수백억 달러의 외환 투자 부실 가능성까지 나오면서 외환 당국의 개입 여지는 더욱 좁아졌다. 결국 환율이 1060원을 돌파하면서 국내로 들여오는 각종 수입원인 자재 값도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수출 대기업을 제외한 기업들의 채산성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국내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환율 정책이 가져 온 필연적인 사태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경제 정책의 책임자가 수출 중심의 재벌들의 아가리에 갖다 바치고 배만 채운 정책이 가져올 수 밖에 없는 사태다. 후발 주자의 장점의 장점은 선발 주자의 잘못을 보면서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인데 그럴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