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과 인권

양심선언 이길준 이경, 경찰에 자진 출두

녹색세상 2008. 7. 31. 17:49
 

‘세상 향한 저항의 시작’…전의경폐지연대, ‘헌법소원’ 내기로


‘병역거부’ 선언 뒤, 전의경제도 폐지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여왔던 이길준 이경이 31일 오전 자신의 소속 부대인 중랑경찰서에 자진 복귀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30일 중랑경찰서는 법원으로부터 이 이경에게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를 집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길준 이경은 이날 오전 11시 그동안 농성을 해왔던 양천구 신월동 성당 앞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양심에 따라 병역거부를 한 것이고, 우리나라에선 아직 ‘양심’이란 단어가 오해를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이경은 “경찰의 고발로 어제 법원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됐는데, 스스로의 행동이 떳떳하기 때문에 공권력에 끌려가지 않고 당당히 출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자진출두는 세상을 향한 ‘저항의 시작’이며, 사법절차를 피하지 않고 법정에서 계속 주장을 펼쳐나가겠다”며 강조했다.

 

▲ 자진출두에 앞서 신월동 성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이길준 이경. 얼굴 정면으로 보이는 사람이 이덕우 진보신당 대표.(사진:손기영 기자)


‘전의경폐지연대’와 ‘이길준과 함께하는 국민저항’은 이날 성명을 내고 “쉽지 않은 시작이었던 만큼 농성정리 또한 쉽지 않은 결정 이었다”며 “많은 분들이 갑작스러운 결정에 많이 놀라시고 당황도 하셨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농성을 좀 더 이어나가길 바라신 분들도 많을 같지만,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에서 언제 구속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죄인 끌려가듯 공권력의 손에 끌려 나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이 이경은 대한민국의 법에 의해 ‘유죄’가 될 것이지만, 법은 어겼을지언정 인간의 도리를 어겼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이번에 자진출두를 하는 것은 저희의 행동과 생각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거대한 국가 시스템과 폭력의 구조에 맞서 한 개인의 삶을 통한 끈질긴 저항을 지켜봐주고, 함께 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들 단체는 ‘전의경제도’ 폐지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이 이경에 대한 법률지원도 벌이기로 했다.


인간 도리는 어기지 않았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덕우 진보신당 공동대표, 한홍구 전의경폐지연대 공동대표,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을 비롯해, 30여명의 시민들과 천주교 신자들이 참석했다. 이 의경은 지난 22일 촛불문화제 진압작전에 따른 3박4일간의 포상휴가를 나온 뒤 25일 부대복귀 거부를 선언하고, 27일부터 양천구 신월동성당에서 농성을 벌여왔다.(레디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