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과 인권

“촛불집회에 과도한 무력 사용…한국정부, 인권침해 수사해야”

녹색세상 2008. 7. 20. 19:32
 

      앰네스티 무이코 조사관 밝혀


촛불집회와 관련한 인권 침해 여부를 조사해온 노마 강 무이코 국제앰네스티 조사관이 18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사결과 보고서’를 발표하고 “경찰의 과도한 무력 사용 등의 인권 침해에 대해 즉각 공정한 수사에 나설 것” 등을 한국 정부에 권고했다. 무이코 조사관은 보고서에서 “경찰의 과도한 무력 사용, 자의적 구금, 시위대에 대한 표적 탄압, 비인도적인 처우와 형벌, 구금된 사람들에 대한 적절한 의료 조처 부재 등의 인권 침해 실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대한민국은 지난 20년 동안 이룩한 민주 발전을 퇴보시키지 않도록 이런 잘못들을 조속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14살 청소년이 경찰 방패에 머리를 맞아 피를 흘리거나, 인도에 있던 시민들까지 무더기로 연행하는 것은 어떤 기준으로도 경찰의 과도한 대응”이라고 말했다. 무이코 조사관은 “경찰에 폭언과 폭력을 사용한 일부 시위대도 있음을 인지했으며, 이런 행동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 노마 강 무이코 국제앰네스티 조사관이 18일 오전 서울 태평로 언론회관에서 촛불집회 과정에서 드러난 경찰의 인권 침해 등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그는 이에 따라 한국 정부가 자의적인 체포·구금 등 인권 침해에 대해 즉각적이고 독립적인 수사를 벌이고, 인권 침해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시민의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 등에 따른 한국 정부의 책무를 확실히 하고, 부상자 구제와 전의경 처우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권고도 덧붙였다. 무이코 조사관은 이번 조사 결과를 국제앰네스티 사무국에 보고하고, 한국의 인권상황에 대한 보고서도 작성할 예정이다. 김희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국장은 “국제앰네스티는 한국의 인권 침해 상황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이날 반박자료를 통해 “공권력 행사는 일부 과격한 폭력을 저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정당한 조처였고, 인권 침해 주장은 철저한 사실관계 확인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밝혀 공신력 있는 국제인권단체인 앰네스티의 조사 결과를 수용하고 시정할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겨레 기사)